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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1년째 무역 적자..."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돼야 수출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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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1년째 무역 적자..."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돼야 수출 반등 기대"

입력
2023.03.01 19:00
수정
2023.03.01 20:5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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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2023년 2월 수출입동향 발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반면 수입은 늘어나 무역적자 행진이 1년째 이어졌다. 연합뉴스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반면 수입은 늘어나 무역적자 행진이 1년째 이어졌다. 연합뉴스


수출의 기둥 반도체가 흔들리자 한국 무역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 찾기도 만만치 않다는 것. 2월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총 53억 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적자로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장 기간 적자 기록이다. 수출 최대 품목인 반도체의 가격이 크게 낮아졌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라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01억 달러, 수입은 554억 달러였다. 다만 적자 폭은 지난달 127억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도체 불황‧세계 경기 둔화 쌍끌이 악재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무역적자가 1년째 이어진 것은 수출 부진 탓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월 전년 동월 대비 -5.8%를 기록한 후 5개월째 감소세다. 그나마 올해 1월 충격적인 -16.6%에서 2월 -7.5%로 감소 폭은 좁혀졌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줄었다. 수출 비중의 약 6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떨어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해 1∼2월 1.81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반도체뿐만 아니다. 석유화학(-18.3%), 철강(-9.8%), 디스플레이(-40.9%), 바이오·헬스(-32.9%), 선박(-10.7%) 등 주력 상품의 수출액도 감소했다. 석유화학은 공급 과잉과 중국 내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철강은 수출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개월째 수출액이 줄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우리 산업은 중간재 수출이 많아 다른 나라보다 먼저 세계 경기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며 "반도체 수출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려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가 그나마 역대급 실적을 내며 홀로 선방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 영향으로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1% 늘어난 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처음 50억 달러대 월간 수출액을 기록한 뒤 반도체 수출액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차전지 수출도 25.1% 증가해 역대 2월 최고액을 찍었다.



"경기 회복은 일러야 2분기 말~3분기 초"

그래픽 김대훈 기자

그래픽 김대훈 기자


수출 부진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지만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값이 급등한 데다 겨울철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153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7.6%를 차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 수입액(72억5,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줄었지만, 가스(61억8,000만 달러)와 석탄(18억7,000만 달러)이 각각 73.2%, 4.4% 증가했다. 에너지를 뺀 수입액은 401억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6억 달러 적다.

본격 수출 회복은 일러야 2분기(4~6월) 말~ 3분기(7~9월)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나마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가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준다는 가정에서다. 산업부조차 2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며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반도체 업체 투자 감축,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수출 실적에 절대적인 반도체 경기가 풀리려면 하반기는 가야 한다는 말이다. 장상식 실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까지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에 초점이 맞춰져 제조업까지 영향이 올 시기를 감안하면 일러도 2분기 말에야 수출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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