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대외비'로 스크린 복귀
호흡 맞춘 조진웅 극찬
대중은 배우가 여유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고 힘들어요.
배우 이성민은 휴대폰을 꺼내 그간 맞춰뒀던 알람들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자신은 오전 3시부터 알람을 설정해 뒀다고 밝혔다. 이성민의 하루는 누군가 자고 있을 그 시각에 시작된다. 영화 '대외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등 완성도 높은 수많은 작품들이 그의 노력 속에 탄생할 수 있었다.
이성민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대외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일 개봉한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이성민이 그려낸 세 번째 노인
이성민은 자신이 그동안 3명의 노인을 선보였다고 이야기했다. '리멤버' 필주가 첫 번째였고 그 다음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양철이었다. '대외비' 순태가 마지막이었다. 필주를 떠올리던 이성민은 "처음 시도한 노인이었다. 그 캐릭터가 살아온 삶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순태는 표현이 크게 어렵지 않았단다. 이성민은 "순태와 관련해 애매한 부분들이 많았다. 상상을 펼치며 재량껏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순태와 관련해 나이도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다리를 전다는 설정은 원래 대본에 있었다.
이성민은 자신이 권력자를 연기해온 것들에 대해 "전작들 영향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전작으로 각인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권력자를) 맡아왔던 듯하다. 배우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비슷한 캐릭터들의 제안을 많이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드라마, 영화 선택 기준은 '작품이 얼마나 대중의 관심을 받고 가치가 있을까'다. 이성민은 "'대외비'의 시나리오가 좋았다. '악인전'을 재밌게 봤기 때문에 이원태 감독님을 향한 믿음도 있었다"면서 새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진웅·송중기와의 앙상블
'대외비'는 이성민과 조진웅의 재회를 이뤄냈다는 점에서도 영화 마니아들의 시선을 모아왔다. 두 사람은 '대외비'에 앞서 '군도:민란의 시대' '보안관' '공작'에 함께 출연했다. 이성민은 조진웅이 '신뢰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흡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조진웅씨는 앙상블에 대해 잘 안다. 주연임에도 물러설 때를 알고 있다. 주연 배우다운 면모를 많이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이성민은 '재벌집 막내아들' 속 송중기와의 호흡으로 대중의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좋은 상대 배우와 신을 만들어낼 때의 쾌감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성민은 손자 도준(송중기)을 향해 애증 어린 눈빛을 보이는 양철의 모습을 통해 브로맨스를 떠올렸다고 했다. 대중을 만난 송중기의 태도는 '나도 저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단다. 앞서 이성민은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했을 때도 "굉장히 소탈하다. 식당에 가도 마스크로 얼굴을 안 가린다. 사인을 요청해도 잘 해준다"면서 송중기를 칭찬한 바 있다.
이성민의 상상과 현재
'재벌집 막내아들'로 큰 인기를 누리고 '대외비'를 통한 스크린에 복귀한 지금 이성민은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유명 배우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막연한 상상일 뿐이었다. 지난날을 떠올리던 이상민은 "당시에는 미래가 없었다. 내 뇌에는 지금의 모습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장 다가올 내일을 살아가기에 바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상이 현실이 된 지금은 책임감을 느끼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밝혔다.
배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성민은 휴대폰을 꺼내 자신이 맞춰놓은 알람들을 보여줬다. 이어 "알람이 오전 3시부터 있다. 대중은 배우들이 여유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고 힘들다"고 말했다. 그에게 연기는 '노력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이다. 겸손한 만큼 묵묵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이성민이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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