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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 인류의 눈' 제임스웹이 해냈다... 우주론 다시 쓸 '초기 은하'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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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 인류의 눈' 제임스웹이 해냈다... 우주론 다시 쓸 '초기 은하' 관측

입력
2023.02.23 16:38
수정
2023.02.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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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후 5억~7억년... 태양 질량 1,000억배
'우주초기=작은 은하' 기존 모델과 달라
이번 관측 증명되면 우주생성론 다시 써야

이보 라베 호주 스윈번공대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웹 관측 결과를 토대로 발견한 거대은하 6개.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이보 라베 호주 스윈번공대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웹 관측 결과를 토대로 발견한 거대은하 6개.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지닌 100억 달러(약 13조 원)짜리 우주망원경. 제임스웹(JWST)이 우주론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수도 있는 발견물을 내놓았다. 우주 대폭발인 빅뱅(Big Bang) 후 6억 년 시점에 존재한 초기 거대은하의 빛을 잡아낸 것. 이번 발견은 '작은 은하에서 시작해 점차 큰 은하로 진화해 간다'는 기존 우주론을 뒤집는 내용이어서, 초기 우주 생성과 관련한 학설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호주 스윈번공대 이보 라베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3일 "빅뱅 5억~7억 년 후의 거대은하 후보 6개를 발견했다"며 "가장 큰 별은 질량이 태양의 1,000억 배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제임스웹 망원경이 지난해 7월 공개한 첫 관측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적색편이 값이 높은 후보군을 살펴보던 중 7.5~9.1 값을 가진 6개의 은하 후보를 찾아냈다. 적색편이는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빛의 파장이 길어져 붉은색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천체의 나이를 나타내는 척도다. 연구팀은 관측된 은하 후보가 중력렌즈 효과(천체의 중력으로 빛이 굴절되는 것) 등으로 모양이나 크기가 왜곡됐을 가능성을 검토한 끝에, "빅뱅 5억~7억 년 후 존재한 은하"라고 결론 냈다.

은하는 우주를 구성하는 단위의 하나로 수천억 개 이상의 별, 가스성운, 암흑성운 등으로 이루어진 대집단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은하가 계층적 은하 형성(hierarchical galaxy formation) 모델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전제했다. 허블 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20세기 이후 본격화한 수많은 천체 관측에서 △초기 우주에는 작은 은하가 △현 시점에 가까운 우주에는 거대은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허블망원경으로 관측된 병합하고 있는 은하 NGC 4676.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허블망원경으로 관측된 병합하고 있는 은하 NGC 4676.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둘 이상의 은하가 충돌하는 '은하병합' 현상도 빈번히 발견됐다.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모든 관측이 계층적 은하 형성을 뒷받침했다. '작은 은하가 병합 등을 통해 큰 은하로 변해 간다'는 이론은 마치 빅뱅이론처럼 우주의 변화를 설명하는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번 제임스웹의 발견은 이런 우주론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내용이다. '작은 은하→충돌→거대은하'가 모두 진행되기엔 빠듯한 초기 우주 시기에, 거대은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김상철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 책임연구원은 "만약 여러 방법으로 검증해도 이번 관측 결과에 틀린 게 없다면, 기존의 은하 형성 모델은 아예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우주론을 뒤엎을 새로운 모델을 설정하려면, 우선 이 거대은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은하가 은하병합(복수 은하의 충돌)에 의해 지금의 거대은하 형태가 된 게 아니라, 우주 초기부터 거대은하였을 가능성도 이론적으로는 열리게 된다.

다만 정설로 받아들여지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위해 해당 은하 후보군에 대한 분광 관측 자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분광은 빛을 파장별로 분해한 스펙트럼 데이터다. 분광 관측 분석 결과, 초기 우주의 은하로 지목된 후보군 중 일부가 '블랙홀로 인한 현상'으로 결론 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논문 공동저자인 조엘 레자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지금 데이터에 따르면 은하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렇게 먼 시기의 거대은하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측된 것 중 일부가 초대질량 블랙홀로 판명될 가능성이 실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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