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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원로들 협조 구하려던 이정식 장관, 되레 "노정 대화 부족하다" 쓴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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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원로들 협조 구하려던 이정식 장관, 되레 "노정 대화 부족하다" 쓴소리만

입력
2023.02.23 19:38
수정
2023.02.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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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왼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노동계 원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정식(왼쪽 네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노동계 원로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이 연일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계의 전향적 협조를 구하기 위해 원로들과 만났다 되레 쓴소리만 들었다. 노동계 원로들은 "노동계와의 대화가 부족하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답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날 이 장관은 노동계 원로들에게 노동개혁 추진방향 등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김동만 전 한국노총 위원장, 문성현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오길성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등 양대노총에 몸담았던 7명의 원로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원로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노동계 차원의 전향적 협조를 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으려면 상생과 연대의 길을 모색해야 하고 노조도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대해 무조건 반대나 당장의 유불리에만 집착하지 말고 책임 있는 경제·사회 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노조 회계 투명성 제고의 필요성과 함께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 의견도 개진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노동계 원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노동계 원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원로들의 생각은 달랐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와 노동계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디지털화로 플랫폼노동자가 증가하고, MZ세대가 주축이 되는 등 노동환경이 급변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나 지금처럼 대화보다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면 현장에서 탈이 날 수밖에 없다는 고언이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쳐야 하는 것은 맞지만 노정 간 신뢰가 쌓이고 대화를 해야지 지금처럼 밀어붙이는 개혁은 노동 박해밖에 되지 않는다. 대화의 장을 만들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임금체계 개편 등을 논의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회계 장부 제출을 놓고 갈수록 격해지는 노정 간 갈등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부분의 노조나 상급단체들은 투명한 경영을 해왔는데, (회계 장부 제출에) 포커스가 너무 집중되다 보니 노정관계를 해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 "노동계를 공격하는 모습처럼 비쳐 갈등으로 격화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이외에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한 해결 노력, 기업·재벌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원로들의 조언을 들은 이 장관은 특별한 의견을 내지 않고 "향후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깊이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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