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삼성 이어 KB증권도 0.3%p ↓
증권사들이 10%대까지 치솟았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속속 낮추고 있다. 은행권을 겨냥한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경고에 증권가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KB증권은 내달 1일부터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이자율 최고금리를 현행 연 9.8%에서 9.5%로 0.3%포인트 인하한다고 20일 밝혔다. 주담대는 3월 1일 신규 대출분부터 변경 이자율이 적용되고, 신용융자는 체결일 기준 3월 2일(결제일 기준 3월 6일) 매수분부터 적용된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출의 일종이다. 은행 예금금리 하락세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규모가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시장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1월 말 16조944억 원에서 이달 16일 기준 17조1,423억 원으로 2주 새 1조479억 원이나 불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자율을 결정하는 기준금리(A1 기업어음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객의 금융부담을 줄여주고자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조정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은행권 ‘이자 장사’에 칼을 빼 든 상황에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증권사들이 자발적으로 몸을 낮추는 것이란 해석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상한 일부 증권사들에 상향 배경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문의라도 증권사 입장에선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더 많은 증권사들이 인하 행렬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KB증권에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0.4%포인트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곧 관련 회의를 열어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고,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역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