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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의 산실 CIC 센터, 서울에 만든다" 팀 로우 CIC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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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의 산실 CIC 센터, 서울에 만든다" 팀 로우 CIC 대표 인터뷰

입력
2023.02.16 04:30
수정
2023.02.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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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혁신센터 개설 예정
"무계획도 전략" 사업 아이템 없어 사무실 관리하다 세계적 기업 돼

"서울에 최대 규모의 신생기업(스타트업) 혁신센터를 만들겠습니다."

전 세계 8개 도시에서 공유 사무실 형태의 스타트업 혁신센터를 운영하는 미국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의 창업자 팀 로우 대표가 15일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 CIC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에서 CIC 사업을 함께할 협력 기업을 찾기 위해 방한했다"며 "장소는 미정이지만 서울 강남을 많이 추천받았다"고 말했다.

로우 대표가 1999년 창업한 CIC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스타트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돕는 공유 사무실 형태의 혁신센터로 유명하다. 앤디 루빈과 안드로이드를 공동 창업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발한 리치 마이너가 CIC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안드로이드는 나중에 구글에 인수됐다.

CIC 창업자인 팀 로우 대표가 15일 한국일보와 만나 서울에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혁신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CIC 제공

CIC 창업자인 팀 로우 대표가 15일 한국일보와 만나 서울에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혁신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CIC 제공


개발시설과 글로벌 네트워크 제공하는 독특한 공유 사무실

CIC는 일반 공유 사무실과 달리 스타트업에 업무 공간과 함께 생명공학, 로봇 등을 연구 개발할 수 있는 시설을 함께 제공한다. 그래서 일반 공유 사무실보다 비용이 2배가량 비싸다. 로우 대표는 "각종 연구시설과 해외 투자자 연결 프로그램 등이 결합된 곳"이라며 "공유 사무실 가운데 최고급 호텔 같은 곳"이라고 묘사했다.

현재 CIC는 미국 보스턴, 필라델피아, 세인트루이스, 네덜란드 로테르담, 폴란드 바르샤바 등 8개 도시에 센터를 운영 중이다. 안드로이드와 빌 게이츠의 빌앤멜린다 재단, 허브스팟 등 8,400개 기업이 CIC를 거쳐갔으며 한국 기업과 기관 등 19곳이 보스턴 CIC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CIC 센터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역 회사가 건물 소유권을 갖고 CIC가 운영을 담당한다. 일본 도쿄의 CIC는 부동산개발회사 모리빌딩이 건물을 제공한다. 로우 대표는 "일본 모리빌딩처럼 건물을 갖고 있는 한국 회사를 협력사로 찾고 있다"며 "센터 구축 비용은 실험실 조성 여부와 규모에 따라 5,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우 대표는 서울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지원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규모를 확대하는 이유는 서울과 국내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을 제외하고 동아시아에서 서울은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라며 "교육 수준이 높고 정보기술(IT)도 발달했지만 해외 도시들과 충분한 연계가 이뤄지지 않아서 CIC 센터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연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투자하기 좋은 때" 전 세계에 50개 CIC 만들 것

반면 CIC는 스타트업 투자를 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로우 대표는 "CIC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중심인 '메카'가 될 것"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중심이 되려면 중립적 입장을 지키기 위해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세계적인 경기 하강이다. 그러나 로우 대표는 이를 부정적 변수로 보지 않는다. 그는 "성공한 기업들 가운데 경기 침체기에 창업한 곳이 많다"며 "뛰어난 인재들을 쉽게 뽑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벤처투자사들은 지금 투자하면 5년 뒤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초창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좋다"고 덧붙였다.

로우 대표는 CIC 센터를 계속 늘릴 방침이다. 그는 "20년에 걸쳐 선도적 혁신 도시 50개에 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일본 후쿠오카 등에 추가 센터를 만드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공개했다.

"무계획도 전략"

로우 대표는 미 앰허스트대학에서 남북한과 중국, 일본의 역학관계를 다루는 동아시아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일어와 중국어를 한다. 이후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을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에서 4년간 일했다.

스타트업 창업은 우연이었다. "1999년 스타트업 창업 붐 때 퇴사해 창업했다"며 "비용을 아끼려고 각자 다른 회사를 창업한 친구들과 같은 사무실을 나눠서 사용했는데 마땅한 사업 아이디어가 없어 공용 사무실을 관리했다"고 술회했다.

그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그는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사무실 운영을 도맡기로 했는데 그것이 공간 공유 사업이 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로우 대표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무계획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계획이 없으면 가능성이 많아진다"며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회를 맞기 위해 열려 있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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