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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족 "녹사평·서울광장 분향소 통합"... 서울시 "철거 대상"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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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족 "녹사평·서울광장 분향소 통합"... 서울시 "철거 대상" 고수

입력
2023.02.14 19: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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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정 공개 녹사평 분향소, 자진 철거
유족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추모 계속"
시, 15일 강제 철거 예고… 긴장 재고조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철거되는 합동분향소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철거되는 합동분향소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2시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 설치된 ‘10ㆍ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두 달간 운영된 분향소를 정리하기 직전, 한 유족이 영정을 하염없이 어루만지다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흰색 천으로 싼 영정을 품에 안은 다른 유족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녹사평역 시민 분향소를 서울광장 분향소로 이전해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1시로 서울광장 분향소 강제철거 시한을 못 박은 서울시 방침에 맞서 광장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도 대화는 하되, 서울광장 분향소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녹사평역 분향소는 지난해 12월 14일 유족 주도로 설치됐다. 유족이 동의한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과 이름이 처음 공개된 장소이기도 하다. 의미가 적지 않지만, 철거를 결정한 건 인근 상인들에게 더 이상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인 자캐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신부는 “이번 참사의 또 다른 피해자인 이태원 상인ㆍ주민분들과의 상생을 전제로 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철거 후 희생자 영정사진을 들고 슬퍼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철거 후 희생자 영정사진을 들고 슬퍼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유족들의 의지도 담겨 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저희는 시청 앞 분향소에서 시민들과 함께 온전한 추모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시가 추모공간으로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은 일절 논의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간 건물은 주인이 나가라면 나가야 하니 관급 건물을 요청하면서 이태원역, 녹사평역, 용산구청, 시청 로비 등을 언급한 것뿐”이라며 “이걸 먼저 제안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시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유족들의 호소와 아픈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서울광장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은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반드시 철거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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