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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가 노총과 함께 임금인상 부르짖는 이유

입력
2023.02.02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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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웃도는 임금 인상' 사활 걸어
'덴마크 노조조직률 70%' 평가하는 경제신문
한국선 과거 돌아간 듯 '노조 때리기' 열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에서 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연설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에서 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연설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가도, 임금도 오르지 않았던 ‘잃어버린 30년’ 후 갑작스레 찾아온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국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임금 인상에 필사적이다.

국민들은 아직 회의적이지만 기시다 총리는 재계 단체 게이단렌과 최대 노총 렌고의 신년회에 모두 참석해 임금 인상을 부르짖는 등 땀나게 뛰고 있다. 심지어 게이단렌 신년회에서는 “렌고는 올해 임금 인상률 목표를 5%로 잡았다”고 말하며 기업들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한국 대통령이 전경련 신년회에 참석해 양대 노총의 임금 인상률 목표치를 들이대며 임금 인상을 압박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일본 임금이 한국보다 낮아졌다”며 한탄했던 일본 언론도 임금 인상 촉구에 동참 중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임금 인상을 확산시켜야 한다”며 대기업이 하청 업체와 공정하게 거래하라고 주장한다. 반면 "기업에 감세 혜택을 주자", "노동 시간을 늘려야 한다" 같은 기사는 거의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경제의 성장 궤도 재진입을 위해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연재 기사에서 덴마크의 노조 조직률이 일본의 네 배인 70%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자는 충분한 실업급여와 재교육 지원 등 탄탄한 노동안전망으로 보호받고 기업엔 해고의 자유를 부여하는 덴마크의 유연안정 노동제도는 노동자 대부분이 노조에 가입해 있어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했기에 도입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탈피하고자 임금 인상에 애쓰는 사이, 한국에서 들려오는 노동 관련 뉴스는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노조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보수 언론과 경제지는 "노조가 기득권 이익만 수호한다"고 비난한다. 물론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를 비롯해 한국에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런데 복잡한 문제를 풀려면 당사자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노조를 악마화하고 "싼값에 더 일하자"고 강요하는 일차원적 방식으론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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