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별한 초등학교 동창에 접근
2013~2021년까지 굿값 32억 뜯어
"불우한 가족사 이용해 거액 편취"
남편을 잃은 초등학교 동창에게 접근해 굿값 명목으로 8년간 30억 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6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신교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60)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3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초등학교 동창 B씨에게 굿값 명목으로 584회에 걸쳐 32억9,800만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원 원주의 한 전통시장에서 일하던 A씨는 B씨에게 "죽은 남편을 위해 굿을 해야 한다. 노여움을 풀지 않으면 죽은 남편이 극락왕생을 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된다"며 굿을 하라고 설득했다. 처음엔 70만 원으로 시작한 굿값은 8년간 30억 원대까지 불어났다. B씨는 굿값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재판에서 "돈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빌린 돈이다. 일부는 갚았기 때문에 공소장에 담긴 금액을 모두 편취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해 굿을 해주거나 무속인에게 굿을 부탁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 8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불우한 가족사를 이용해 거액을 편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편취한 돈을 생활비나 자신의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등 범행 경위나 동기도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줬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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