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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反장제원' 갈라치기 전략에... "해임은 대통령 뜻" 선 그은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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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反장제원' 갈라치기 전략에... "해임은 대통령 뜻" 선 그은 대통령실

입력
2023.01.17 19:30
수정
2023.01.17 22:4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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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동화사를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동화사를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 출마 수순을 밟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반장제원' 기치를 본격적으로 내걸었다.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며 전달 과정의 왜곡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다. 사실상 자신의 전대 출마를 집중 견제하고 있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실세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같은 날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실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뒤이어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도 나 전 의원 비판에 가세하면서 '반장' 전략이 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저의 해임은 일부 참모의 왜곡된 보고 탓"...'반장' 메시지 발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나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저는 (부위원장)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그런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다고 본다"고 적었다. 그는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 등의 격한 표현까지 동원했다.

나 전 의원의 언급은 친윤 핵심부, 그중에서도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 이후 자신을 '반윤 우두머리'로 몰아붙인 장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내친 것은 윤심이 아니라 '장심'을 중심으로 한 친윤 진영이었다는 의미다.

나 전 의원의 '반장' 메시지는 여권 핵심부의 '찍어내기' 공세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당내 밑바닥 정서를 감안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이 '나경원 때리기' 선봉에 나서면서 "윤심을 팔아 지나치게 설치고 있다"는 부정적 기류가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전당대회가 이래도 되나' 싶은 걱정이 많다"며 "윤심을 빙자한 사람들의 행태를 관망 중인 만큼 그에 대한 평가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노리는 지점은 '공천 공포'다. 친윤계가 옹립한 당대표를 통해 '윤심'을 참칭한 '사천(私薦)'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나 전 의원이 지난 15일 자신을 "제2의 유승민"으로 규정한 장 의원을 향해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공세를 편 것도 2016년 총선 공천 학살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친이준석계'가 나 전 의원에 가세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는) 윤핵관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들고 자신들의 권세를 사수하려는 윤핵관들의 간악한 수작을 조기에 심판”해야 된다고 페이스북에 섰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과 인재영입 방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며 '반장 연대'를 통한 외연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심' 좇는 나경원..."마음의 결심 거의 섰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동화사를 찾아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동화사를 찾아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뉴스1

나 전 의원은 '윤심 구애' 전략도 동시에 펴고 있다. 전날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될 수 없다"고 공언한 그는 이날 대구 동화사를 방문했다. 동화사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당선인 신분으로 처음 찾았던 절이다. 나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제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섰다"며 사실상 당대표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실 "해임은 대통령 결정" 이례적 공개 반박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나 전 의원의 갈라치기 전략에 '반윤' 낙인을 거듭 찍으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윤핵관 등의 지원 요청에 대통령실이 응답한 결과로 알려졌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에 대한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자신의 해임이 윤핵관의 '이간질' 때문이라는 나 전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실장은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해임을 두고 "고위공직자로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이지, 이런저런 해석과 평가를 당사자가 내놓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본인의 정치적인 계획이 있으면 그 계획대로 의지를 밝히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과 자신을 자꾸 결부시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친윤계 의원들도 실력 행사에 나섰다. 박수영·박성민·배현진·이용·정희용 등 친윤계 초선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나 전 의원을 향해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성명에는 국민의힘 초선 63명 중 48명이 연서했다. 이들은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나 전 의원은 지금 누구와 어디에 서 있느냐"며 "더 이상 당과 대통령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길을 가지 말라"고 불출마도 촉구했다.

나 전 의원 측은 "대통령비서실장의 입장문과 초선의원 성명서에 대해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깊이 숙고하며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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