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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5년 내내 대선

입력
2023.01.13 18:00
수정
2023.01.13 22:5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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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가르기 경계선 짙어지는 대통령
지지층 선동으로 맞대응 야당 대표
끝나지 않은 대선 피로감 극에 달해

편집자주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선보이는 칼럼 '메아리'는 <한국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 데스크들의 울림 큰 생각을 담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아침 출근길마다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작용이 더 클 거라 생각했다. 즉흥적인 문답에 크고 작은 실수가 없을 리 없고, 여과되지 않은 발언은 오해와 논란을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고 봤다. 국정 최고책임자가 모든 분야의 질문에 일일이 다 답을 하는 건 적절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지 않겠는가. 그래도 이런 것을 다 감내한 대통령의 소통 의지에 만큼은 박수를 보냈다.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게 작년 11월 21일이었으니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지금도 도어스테핑을 재개하라는 목소리에 동의하지 않지만, 중단 자체가 말하고 있는 시그널은 무겁게 본다. 사건의 발단이 된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공방 이후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경계선은 훨씬 짙어졌고, 소통은 ‘내 편’과만 하겠다는 뜻이 확고해졌다고 봐서다. 신년기자회견을 패싱하고 한 보수언론과의 인터뷰로 대체한 게 잘 말해준다.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은 이런 행보에 확신을 얹어줬다고 본다. 보수층 여론의 화답에 상승세를 탄 지지율은, 누굴 보고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확실한 나침반이 되었을 테다.

민심, 당심, 윤심으로 차례로 좁혀진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봐도 그렇다. 전당대회를 불과 몇 달 앞두고 경선 룰에서 여론조사(30%)는 쏙 빼고 당원투표 100%로 변경해 민심을 밀어내더니, 이제는 당원 여론 1위 후보의 불출마를 종용하며 ‘윤심’으로 ‘당심’마저 억누른다. 대통령 의중이 크게 작용했을 것임은 물론이다. 윤심만으로 선출된 당 지도부가 어떻게 총선에서 민심을 말하며 표를 달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다를 바 없다. 검찰의 수사가 제1야당 대표를 표적 삼은 것이라 해도, 당 홍보국이 수사 검사 명단을 뿌리며 좌표를 찍은 건 열성 지지층 선동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TBS에서 하차한 김어준씨의 유튜브 구독자가 방송 닷새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건 한 단면일 것이다. 검찰 출두 현장에는 당 지도부를 포함해 현역 의원들이 대거 동행하면서 일반 국민들의 마음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스스로 막아버렸다. 이러니 국민연금 개혁이라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도 어느 정부에서 추진하느냐에 따라 양쪽 지지층의 견해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일정으로 2021년 의회가 초당적으로 처리한 인프라법의 관련 현장인 켄터키주 코빙턴을 방문해 협치를 강조하는 연설을 하는 자리에 이곳을 지역구로 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동행해 서로를 치켜세우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되자 여야 상하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파업을 막아달라 요청했고, 최근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빅테크 기업 규제법안 입법에 여야가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기고문을 내기도 했다.

민생은 어렵고 정국은 꽉 막혀 있는데 윤 대통령은 손을 내밀 기미가 없다. 새로 입주한 한남동 관저에 여당 지도부와 이른바 ‘윤핵관’, 한동훈∙이상민 등 최측근 장관들, 안철수 의원 부부 등을 초청해 식사를 했다는 얘기만 들린다. 이재명 대표는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정작 본인은 신년인사회에 불참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열성 지지층들의 서로를 향한 총질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지지층이 극단화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브라질의 끝나지 않은 대선 난투극에서 똑똑히 본다. 새 정부 출범 1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대선을 치르고 있는 듯하다는 푸념이, 이러다 5년 내내 대선 같다는 하소연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이영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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