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성·최우향 공소장에 '수익 은닉' 정황 담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변호인을 통해 측근들에게 대장동 사업 수익을 은닉하라는 '옥중 지시'를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이사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씨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9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면서 자산을 은닉하기로 하고 이를 수시로 측근들에게 지시했다. 특히 2021년 11월 구속된 뒤로는 접견 변호사들을 통해 자산 은닉을 위한 지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김만배씨 지시에 따라 이한성씨는 주로 수표 출금과 교환을 담당했고, 최우향씨는 은닉된 범죄수익 현황을 수시로 보고했다. 또 다른 측근 이성문씨는 화천대유 대표로 재취임한 지난해 5월부터 범죄수익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소액 수표로 바꾼 대장동 개발 수익을 지인 오피스텔, 차명 대여금고, 집안 금고 등으로 분산해 보관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검찰이 대장동 수사팀을 교체하고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하자 자금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변호인을 통해 김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보고서엔 '김씨 재산은 마지막까지 철저히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변호사 접견 내용이 녹음되지 않고 서류 열람이나 필기가 가능한 점을 노렸다.
김만배씨는 부동산과 사채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한성씨는 형사처벌을 우려했지만 '김씨 지시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김씨는 이들에게 "추징 보전에 대비해 (대장동) 수익금을 유동화할 방안을 상의하라"는 지시도 전달했다. 검찰 수사팀 구성원이 교체되자 재수사에 대비해 친형 등에게 범죄수익 은닉 관련 서신을 폐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씨와 최씨는 김만배씨 등과 공모해 재작년 11월부터 1년 동안 대장동 범죄수익 245억 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수표로 뽑아 대여금고 등 여러 곳에 숨긴 혐의로 지난 2일 구속기소됐다. 첫 재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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