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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군의관이라도 보내달라' 의사 부족한 울릉도 해군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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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군의관이라도 보내달라' 의사 부족한 울릉도 해군에 SOS

입력
2023.01.11 03: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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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원 의사 20명 중 공보의 17명
내과의사 없어 진료 보러 육지로
섬 유일 노인요양병원도 폐원 수순
"주둔 부대에 의무실이라도 설치를"
울릉군수, 해군·복지부 찾아가 읍소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에 있는 울릉군보건의료원과 울릉군노인요양병원 전경. 울릉군 제공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에 있는 울릉군보건의료원과 울릉군노인요양병원 전경. 울릉군 제공

울릉도 유일 병원인 경북 울릉군의료원이 의사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체 의사 20명 가운데 17명을 군 복무자인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채우고 있지만, 내과 등 주요 진료과목에 수년째 의사가 없어 주민들이 육지로 나가 숙식하며 진료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의사 부족으로 의료원 산하 노인요양병원은 설립 14년 만에 폐원 수순에 들어갔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한권 울릉군수는 김영헌 울릉군의료원장과 이날 세종에 있는 보건복지부와 충남 계룡 해군본부를 찾았다. 두 기관을 잇따라 방문한 남 군수 등은 도서 벽지인 지역 사정을 고려해 의사가 없는 진료과목에 공보의를 우선 배정해 줄 것과 울릉도에 주둔하는 해군 118전대에 의무실을 설치하고 군의관 1명 이상을 복무하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남 군수는 “여객선들이 울릉도에선 모두 오후에 출항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4~7시간씩 배를 타고 육지 병원에 도착하면 한밤중”이라며 “단 한 명의 의사가 절실한 상황으로, 군의관이라도 있으면 대민 지원 방식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요청했다”고 말했다.

울릉도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울릉도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울릉도에는 치과병원 1곳과 한의원 1곳 외에는 민간병원이 없다. 울릉군 보건의료원이 사실상 유일한 병원이자 종합병원이다. 의료원 근무 의사는 20명으로, 이 중 공개 채용한 의사는 외과 전문의인 김영헌 원장을 비롯해 정형외과 전문의 1명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1명 등 3명뿐이고, 나머지 17명을 공보의로 충원하고 있다. 더구나 공보의가 내과나 응급의학과 등 환자가 몰리는 과목에는 전혀 없어 응급실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울릉군은 내과 전문의를 구하려고 지난 2년간 7차례나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 서류는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의사 부족에 의료원장이 매주 수요일 원장실을 벗어나 외래 환자를 진찰하고,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목은 경북도립 포항의료원 전문의가 매달 한 차례 배를 타고 들어와 진료하고 있다.

김영헌 경북 울릉군보건의료원장이 의료원 의사 부족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 외래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김영헌 경북 울릉군보건의료원장이 의료원 의사 부족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 외래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권정식 군보건의료원 원무과장은 “열악한 군 재정상 급여가 육지 병원 수준도 안 돼 공보의가 아니면 도저히 의사를 구할 수가 없다”며 “정부에서 군의관을 우선 선발하다 보니, 내과나 응급의학과, 안과, 피부과 등 필수 진료과목 공보의가 수년째 공석”이라고 토로했다.

설상가상으로 울릉도 유일 요양병원인 군립요양병원도 폐쇄 절차를 밟게 됐다. 2009년 보건의료원을 증축해 만든 요양병원은 43개 병상을 갖췄지만, 필수 의료인력을 채우지 못해 최근 복지부로부터 불인증 처분을 받았다. 의료원은 입원 환자 10명을 육지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전원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응급실 환자도 늘고 있지만, 응급의학과 의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며 “섬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릉=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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