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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 '예술하는 이유'···작가 48명이 밝히는 '인터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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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 '예술하는 이유'···작가 48명이 밝히는 '인터뷰 전시'

입력
2022.12.29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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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3650 스토리지 - 인터뷰' 전 열려
작가들이 직접 작품과 자기 소개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의 전시실에 장연호 작가의 영상 작품 'Lullaby'가 상영되고 있다. 자장가를 부르거나 듣는 사람의 표정을 촬영해 관람객에게 치유의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김민호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의 전시실에 장연호 작가의 영상 작품 'Lullaby'가 상영되고 있다. 자장가를 부르거나 듣는 사람의 표정을 촬영해 관람객에게 치유의 감정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김민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전시가 축소되거나 열리지 않으면서 많은 현대 미술 작가들이 디자인 업계 등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서 떠났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먹고살기 위한 일과 창작을 병행하면서 붓을 내려놓지 않은 작가들도 있었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작품 등 꾸준히 예술 활동을 이어온 작가 48명의 최근작 2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 ‘3650 스토리지(Storage)-인터뷰’가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29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열린다. 제목대로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예술가로 살아가는 이유를 밝힌 인터뷰가 함께 전시된다. 작가들이 ‘예술 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친절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서울미술관은 2012년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부암동에서 문을 열었지만 현대 미술을 일상적 주제와 연결 지어 소개하는 전시들을 기획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기왕에 서울미술관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 이 가운데는 가수로 먼저 이름을 알린 화가 유나얼, 밴드 잔나비의 앨범 표지 작가로 알려진 화가 콰야, 유리에 그리는 그림으로 인기를 얻은 황선태 등 이제는 유명해진 작가들도 있다.

강소선 작가가 선보인 회화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서울미술관 제공

강소선 작가가 선보인 회화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서울미술관 제공


가수로도 유명한 유나얼 작가의 작품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 걸려 있다. 김민호 기자

가수로도 유명한 유나얼 작가의 작품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 걸려 있다. 김민호 기자


밴드 잔나비의 앨범 표지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한 작가 콰야의 그림들. 김민호 기자

밴드 잔나비의 앨범 표지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한 작가 콰야의 그림들. 김민호 기자

미술관은 작가들에게 ▲자기소개 ▲출품작 설명 ▲작업의 영감을 얻는 방법 ▲예술가로 사는 삶에 대한 설명 ▲예술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지속했던 원동력 ▲예술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 6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을 원문 그대로 작품 옆에 게재했다. 전시를 관통하는 열쇳말과 같은 질문은 ‘예술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지속했던 원동력’이다. 이시연 큐레이터는 “작가들을 선정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팬데믹 기간이 길어지면서 예술 활동을 계속하는 분들을 찾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라면서 "작가들의 답변에서 이 시대에 예술을 하는 이유와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작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내면에 끓어오르는 '창작열'을 예술 활동의 이유로 꼽았다. 커다란 손들이 사람들을 감싼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인간을 표현한 강소선 작가는 “현실적으로 어느 지점에 다다르기 전까진 다른 경제활동을 병행해야 한다”면서도 "애써 말하지 않고 나를 오롯이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100% 이상의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작업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타인과의 교감에서 기쁨을 얻는다는 작가들도 있었다. 자장가를 듣거나 부르는 사람의 표정을 촬영한 ‘비디오 초상화’를 통해서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관람객에게 전달하려 한 장연호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예술가로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혼자서 부르던 노래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되는 순간이에요. (중략)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 보니 이 일을 좋아서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늘 따른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제 노래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더라도 오래도록 즐기며 부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입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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