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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뚫은 '초저가 돌풍'… 중국 쇼핑몰 테무의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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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뚫은 '초저가 돌풍'… 중국 쇼핑몰 테무의 인기 비결

입력
2022.12.27 14:40
수정
2022.12.27 16: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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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9달러, 스웨터 10달러...
중국 초저가 쇼핑플랫폼 테무
미국서 '최다 다운로드' 돌풍

26일(현지시간) 미국 아이폰 앱스토어 쇼핑 부문 1위에 중국 초저가 쇼핑 플랫폼 '테무'가 세계 최대 쇼핑 플랫폼 아마존, 미국 최대 유통점 월마트 등을 제치고 올라 있다.(왼쪽) 테무에선 3.74달러짜리 선글라스, 13.04달러짜리 어린이용 디지털 카메라 등이 판매되고 있다. 앱스토어, 테무 캡처

26일(현지시간) 미국 아이폰 앱스토어 쇼핑 부문 1위에 중국 초저가 쇼핑 플랫폼 '테무'가 세계 최대 쇼핑 플랫폼 아마존, 미국 최대 유통점 월마트 등을 제치고 올라 있다.(왼쪽) 테무에선 3.74달러짜리 선글라스, 13.04달러짜리 어린이용 디지털 카메라 등이 판매되고 있다. 앱스토어, 테무 캡처


26일(현지시간) 미국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앱스토어의 쇼핑 부문엔 낯선 앱이 1위에 올라 있었다. 중국 기업 핀둬둬(pinduoduo)가 만든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다. 테무는 초저가 상품들을 주로 판매한다. 이날 기준 베스트셀러 1위는 8.98달러짜리 무선이어폰. 또 다른 인기 상품인 어린이용 디지털카메라는 약 13달러고, 스웨터가 10달러, 운동화는 14달러, 양말 5개 묶음은 2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테무의 인기는 선풍적이다. 앱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9월 미국 시장에 데뷔한 테무는 불과 3개월 만에 미국에서 1,080만 회 이상 설치됐다.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앱이 바로 테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무의 11월 판매량은 10월에 비해 4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서 미국으로 직배송해 비용 대폭 절감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중국의 쇼핑 플랫폼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중갈등이 고조되며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는 중에도, 초저가 쇼핑몰만은 미국 시장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테무에 열광하는 주요 배경은 ①인플레이션이다. 역대급 물가 상승 탓에 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테무의 부상을 불러왔다. ②10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테무의 전략도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무를 홍보하면 할인쿠폰이 제공되는데, 테무는 이런 마케팅을 활용해 10대 사이에서 입소문 효과를 노렸다.

애초 가격이 놀랄 만큼 저렴하지 않았다면 주목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③테무는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중국이 2018년부터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제품에 한해 수출 관세를 면제하고 있고, 미국은 800달러 이하 국제 우편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했다. 주문한 물건이 바다를 건너오다 보니, 일주일 이상 걸릴 수밖에 없는 배송 기간은 테무의 약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테무는 ④90일 내 무료 반품, 배송 지연 땐 무조건 보상 등 혜택을 앞세워 이를 보완했다.

중국 초저가 쇼핑 앱이 미국에서 대세로 떠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주로 10달러 안팎의 옷을 판매하는 의류 쇼핑몰 쉬인(Shein)은 팬데믹 기간 미국 10대들 사이 큰 인기를 얻으며 아마존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2분기 미국에서 쉬인 앱을 내려받은 건수는 680만 건으로, 아마존(630만 건)보다 많았다. 미국 시장을 사로잡은 덕에 2018년 25억 달러로 평가됐던 쉬인의 기업가치는 올해 4월 1,000억 달러(약 126조5,300억 원)로 뛰었다.

"친환경 경영 역행" 비판에 보안 우려도

그러나 높아지는 인기만큼 중국 초저가 쇼핑몰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 플랫폼이 모방 제품을 대놓고 취급하고, 한 번 쓰고 버릴 제품을 대량 유통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쉬인은 패션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사이트인 굿온유(goodonyou)에서 5점 만점에 1점을 받아 '피해야 할 브랜드'에 꼽혔다. 초저가 옷을 단기간에 찍어내기 위해 노동자 인권을 침해한 사실이 알려지며 미국에서 쉬인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테무는 지적 재산권 보호, 탄소 배출 감축 등의 약속을 공개적으로 내걸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의 철저한 암호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문제로 인해 미국 내 이용 금지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전철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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