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미사일, 분쟁 해결에 도움 안 돼"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키르기기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경제회의에 참석한 모습. 비슈케크=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와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미국이 '마지막 우크라이나인까지' 러시아를 상대로 한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최첨단 방공 미사일인 패트리엇을 지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막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00일째인 21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 연방의회에서 연설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은 이에 앞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는 또 패트리엇 미사일을 지원할 경우 러시아군이 이를 '합법적인 목표물'로 겨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려를 들을 준비가 됐다는 어떤 신호도 듣지 못했다"면서 "돈바스 지역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인 포격에 대한 경고 또는 평화에 대한 진정한 요구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도 성명을 내고 "할리우드 스타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의 방미는 그간 러시아와 대립할 생각이 없다는 미국 정부의 유화적 발언이 공허한 소리였음을 확인해줬다"고 비판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어 "젤렌스키의 방미와 워싱턴 회담은 미국 정부도, 젤렌스키도 평화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분쟁과 병사들의 죽음, 우크라이나 정권의 미국에 대한 추가적 종속 등을 지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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