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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표' 경찰국 예산과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절반씩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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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표' 경찰국 예산과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절반씩 주고받았다

입력
2022.12.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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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최고세율, 尹정부·이재명표 예산 절충
김진표 의장 '중재안·최후통첩' 여야 합의 견인

국민의힘 주호영(오른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세법 일괄 합의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오른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세법 일괄 합의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2일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20일을 넘겨 어렵사리 예산안과 쟁점법안 처리에 일괄 합의했다. 여소야대 구도 속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을 두고 여야정이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벌였지만, 경제난 속 내년도 나라 살림이 지연되는 데 따른 부담으로 쟁점 현안에서 서로 절충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막판 쟁점 중 하나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였다.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25%→22%) 안을 두고 국민의힘은 반도체 기업 수출 경쟁력 제고를, 민주당은 초대기업 감세 반대를 각각 주장하며 맞섰지만,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각 1%포인트씩 세율을 인하(10~25%→9~24%)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여기엔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세제 전문가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역할이 컸다. 앞서 김 의장은 1%포인트 인하 중재안을 수용할 것을 여야에 거듭 압박했고, 국민의힘이 거부하자 '23일 본회의 개최'라는 최후통첩을 통해 여야 타협을 이끌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이른바 '시행령 예산'도 걸림돌이었다. 해당 예산규모는 5억1,000만 원으로 639조 원 전체 예산규모에 견줘 미미했지만 여야 간 신경전은 치열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해당 부서 예산이 입법 절차를 우회한 채 권력기관을 장악하기 위한 '꼼수 시행령 통치'의 일환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야당의 '새 정부 발목잡기'라며 원안 처리를 고수했다. 예산은 삭감하되, 예비비를 해당 부서에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김 의장 중재안도 통하지 않았다.

타협의 실마리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분류되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신설이 제공했다. 당초 정부안에는 없던 예산으로, 민주당은 지역경제 활성화 명분으로 7,050억 원 편성을 요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장은 전날 여야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23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장은 전날 여야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 또는 민주당 수정안을 23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이에 여야는 두 예산을 각각 50%씩 삭감해 반영하는 식으로 타협을 봤다.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은 원안 대비 50% 감액한 2억5,500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도 민주당 요구 대비 절반을 깎은 3,525억 원을 넣기로 합의했다. 경찰국 등 예산 편성의 조건으로 '민주당의 이견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시 대안을 마련해 합의 반영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았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5억1,000만 원짜리 예산과, 7,050억 원 규모 예산을 주고받는 게 합당하느냐"는 불만도 나왔지만, 대세를 바꾸진 못했다.

한편, 여야는 예산 심의로 정부안 대비 4조6,000억 원을 감액하고, 감액한 금액만큼 여야가 원하는 예산을 채워 넣기로 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감액규모는 1조3,000억 원에 불과했다. 정부가 문재인 정부 평균 감액규모(약 5조 원 안팎)보다 적은 감액을 주장한 배경에는 정부안 감액으로 생긴 여유 공간에 여야 민원 예산을 밀어 넣는 관행에 대한 대통령실의 거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감액 규모가 정부안 대비 세 배 넘게 늘어나면서 여야 의원들의 민원 예산규모는 그만큼 커지게 됐다.

이성택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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