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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방미에 푸틴 또 ‘핵 위협’… “ICBM 사르마트 실전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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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방미에 푸틴 또 ‘핵 위협’… “ICBM 사르마트 실전 배치”

입력
2022.12.21 22:22
수정
2022.12.21 23:09
0 0

"내년에도 작전 지속, 병력 150만 명으로 확대"
크렘린궁 "젤렌스키 방미, 갈등만 심화" 반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러시아가 임명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과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러시아가 임명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과 회담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러시아가 “핵전력의 전투 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또 다시 ‘핵 위협’으로 맞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열린 러시아 국방부 이사회 확대 회의에서 “핵전력은 국가 주권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라며 “러시아 핵전력은 전투 준비가 돼 있고 정부는 군대에 무한한 재정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르마트는 최대 사거리가 1만8,000㎞에 달하고,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 위력을 갖고 있다. 최대 15개 다탄두를 탑재해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도 이르면 내년 1월 러시아 해군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르콘은 최대 사거리 1,000㎞가 넘고 순항 속도는 마하 8에 달하는 최신 무기로 탐지와 방어가 거의 불가능하다.

푸틴 대통령은 전황이 불리할 때마다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며 국제사회를 압박해 왔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내년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재공략하기 위해 군사력을 벨라루스에 집결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군사령부에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얻은 전투 경험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동원령으로 징집한 30만 명 중 15만 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며 병력 충원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또한 “내년에도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일각에서 ‘종전 협상’ 제안이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는 철군할 뜻이 없음을 확인하는 발언이다. 쇼이구 장관은 “계약병(직업군인) 69만5,000명을 포함해 전체 군 병력 규모를 150만 명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군 병력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우선 올해 8월 개정한 대통령령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징집병과 계약병을 합쳐 기존 101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18~27세인 러시아군 의무 복무 연령 기준을 21~30세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복무 연령대를 높일 경우 징집 대상자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앞서 기자들과 전화 통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 공급이 계속되면 갈등만 심화된다”고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2월 개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 의회에서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한다.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과 전투기에 탑재되는 정밀유도탄 등 최첨단 무기들도 지원 목록에 포함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방미 기간에 평화 협상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태도가 변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으며 그 이후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이 건설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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