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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빙기 아래 놓인 한반도... 이번에는 충청·전라·제주에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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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빙기 아래 놓인 한반도... 이번에는 충청·전라·제주에 폭설

입력
2022.12.21 16:58
수정
2022.12.21 17: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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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강원 내륙, 제주도 산지 등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하상윤 기자

수도권과 강원 내륙, 제주도 산지 등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눈을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하상윤 기자

21일 중부지방에 큰 눈이 쏟아진 가운데 22일에는 충청권, 전라권, 제주도에 폭설이 예보됐다. 이 지역에는 지난 주말 많은 눈이 내렸던 만큼 시설물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충청, 전라, 제주에 눈보라... 제주도 산지 50㎝ 이상

22~24일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22~24일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영하 45도 안팎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북서쪽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나고, 이 과정에서 눈구름이 만들어지겠다. 기압골의 영향까지 더해져 눈의 양이 증가하는데, 서북서풍이 불면서 눈구름대가 내륙으로 깊숙이 유입돼 강설 지역이 서해안을 넘어 내륙까지 확대되겠다.

눈은 22~24일 내리겠고, 특히 22일 밤~23일 오전엔 많은 눈이 예상된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 서해안·전라권·제주도(해안 제외)·울릉도·독도 10~25㎝인데, 이 중 전북과 전남권 서부·제주도 중산간은 30㎝ 이상, 제주도 산지는 5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외에 △충남권 내륙, 충북 중·남부, 제주도 해안, 서해5도 5~15㎝ △경상 서부 내륙, 전남 동부 남해안 3~10㎝ △경기 남서부, 충북 북부 1~5㎝의 눈이 내릴 전망이다. 눈구름대는 24일쯤 점차 약화돼 눈이 그치겠는데, 제주의 경우 오후까지 눈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

22~24일 예상 적설량. 기상청 제공

22~24일 예상 적설량. 기상청 제공

이 지역은 지난 17, 18일 많은 눈이 내려 여전히 녹지 않은 곳이 있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빙판길 교통사고, 도로 살얼음, 보행자 낙상, 안전사고 등을 조심해야 하고, 비닐하우스처럼 약한 시설물은 적설에 의한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더 추워지고, 바람도 거세게 불겠다. 21일 내려진 한파특보는 22일부터 확대·강화되고, 풍랑·강풍으로 인해 해상과 항공 교통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추위는 23일 절정에 이른 뒤 서서히 풀리겠지만 당분간 평년보다 추운 날씨는 계속되겠다. 박 예보분석관은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보여 취약계층·노약자 건강관리, 수도관·계량기 파손 등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잦은 눈 소식... 제빙기 아래 놓인 한국

최근 계속되는 눈 소식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공기의 흐름에서 비롯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북극에서 흘러내려온 한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한반도 왼쪽에서는 우랄산맥 부근 기압능(블로킹), 오른쪽에서는 베링해 기압능이 발달하며 찬 공기가 강하게 내려올 수 있는 길을 터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북쪽에 자리 잡은 절리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주기적으로 한기가 유입되고 있다.

절리저기압을 타고 들어온 차가운 공기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구름을 만든다. 따뜻한 호수나 해수면위로 차가운 공기가 이동할 때 구름이 생성되기 때문인데, 이를 '호수효과'라 부른다. 여기에 기압골도 순차적으로 발달하면서 눈구름대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제빙기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우선 절리저기압이 제빙기를 주기적으로 돌리고 있고, 이 절리저기압의 움직임에 따라 공기가 이동 및 충돌하면서 형성된 눈구름대와 눈이 얼음가루인 셈이다. 절리저기압이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한 제빙기는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폭설이 내렸던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절리저기압은 24일까지 우리나라 부근에 머물면서 반시계 방향 회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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