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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치인 사면? 尹, 경제·여론 변수 마지막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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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치인 사면? 尹, 경제·여론 변수 마지막 고심

입력
2022.12.12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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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0일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지병 치료를 위해 50여 일간 입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뒷문을 통해 퇴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2월 10일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도중 지병 치료를 위해 50여 일간 입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뒷문을 통해 퇴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여권을 중심으로 연말 정치인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유력하게 검토됐다가 제외된 이명박 전 대통령(MB)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여러 정치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분위기다. 다만 특별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 동시에 통치 메시지인 만큼, 연말 특사를 ‘정치인 사면’ 기조로 정할지를 놓고 윤 대통령의 막판 고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법무부는 오는 20일쯤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연말 특사 대상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역시 이번 주에 특사 대상으로 검토됐던 경제ㆍ정치인들의 명단을 최종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이 전 대통령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의 사면ㆍ복권이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야권에서도 김 전 지사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는 지난 광복절 특사 직전까지 ‘국민화합’ 취지에서 사면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인물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1일 “여권이나 대통령실 내에서도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사면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

다만 최종 결정권자인 윤 대통령은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실무 검토는 이미 광복절 특사 결정 전 단계에서 끝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런저런 전망이 많지만 확실한 건 윤 대통령의 최종 결심, 확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기류를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이나 형기가 수개월밖에 남지 않은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지만, 결국 책임은 윤 대통령이 오롯이 지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사면 철학이 최종 결정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특사에 무게를 실을 경우 윤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말 특사 역시 광복절 특사와 마찬가지로 ‘경제 활성화’ 메시지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한국경제 위기설이 심심찮게 거론되는 만큼 윤 대통령의 연말 대국민 메시지 초점은 ‘경제 위기 극복’이어야 한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기도 하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치인을 대거 사면할 경우 연말 정국이 ‘정치 사면’ 이슈로 점철돼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그간의 행보가 한꺼번에 덮일 수 있는 부담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세일즈 외교와 경제 활성화에 주력해온 터라 이와 결이 다른 정치인 사면에 대해서는 맹쾌한 입장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권에선 연말이야말로 정치인 사면의 적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복절 특사 때도 같은 요구가 많았지만 현재와 가장 큰 차이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다. 윤 대통령은 6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서 "과거 전례에 비춰 20여 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며 이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하지만 최종 결단은 유보했다. 취임 당시 40~50%였던 지지율이 광복절을 앞둔 8월 초 20%대로 급락하면서다.

반면 연말을 앞두고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윤 대통령도 운신의 폭을 늘렸다는 평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야의 형평성이나 균형을 맞춘 뒤 ‘경제 위기 극복을 앞둔 여야 화합’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사면"이라며 "특히 여야가 아무런 협치를 이루지 못하는 시기에 화합 메시지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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