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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T 전문가 신분 속여 우리 기업 노린다… 정부합동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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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T 전문가 신분 속여 우리 기업 노린다… 정부합동주의보

입력
2022.12.08 19:00
수정
2022.12.08 20: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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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공업부 등 소속 IT 인력, 외화벌이에 활용
웹사이트·앱·암호화폐 개발 등 여러 일감 수주
벌어들인 돈은 北에 상납, 핵·미사일 자금으로

북한 해커. 게티이미지뱅크

북한 해커. 게티이미지뱅크

북한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이 신분을 속이고 우리 기업의 일감을 따내려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무기개발을 주도하는 군수공업부와 국방성 소속으로, 대남 해킹에도 가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막혀 핵·미사일 개발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자 남한을 표적으로 삼아 기업들의 돈을 노리고 있다.

정부, 美 이어 세계 두 번째 '北 IT 인력 취업주의보'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8일 '북한 IT 인력에 대한 합동주의보'를 발표했다. 국적·신분을 위장한 북한 IT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일이 없도록 신원확인 절차를 강화해달라는 취지다. 북한 IT 인력을 대상으로 범정부 차원의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지난 5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사이버 분야를 포함해 대북제재 범위를 넓히려는 정부가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북한 IT 인력의 국내외 기업 취업 흐름도

북한 IT 인력의 국내외 기업 취업 흐름도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 개발자는 군수공업부와 국방성 등에 속한 엘리트들이다. 두 기관은 탄도미사일 개발과 운용에 관여하는 부처로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정부가 공개한 북한의 수법은 이렇다. 먼저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나가 국내외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표적 기업을 찾는다. 이때 국적을 한국 또는 외국으로 속이고 포토샵으로 신분증을 위조하는 건 기본이다. 신분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화상면접 대신 채팅으로 면접하자"고 업체에 제안한다. 상대가 의심하면 현지 통신사정 탓에 음성이 안 나온다고 둘러댄다. 정부 관계자는 "(앱이나 암호화폐 등을 다른 프리랜서보다) 저렴하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착취' 수준으로 장시간 일하며 빨리 업무를 끝내는 덕에 경쟁력을 갖췄다고 한다.

北 IT 개발자들의 경쟁력 "싸고 빠르게"

업계에 따르면, 단기 IT 개발 일자리를 주선하는 사이트에서 북한 개발자로 의심되는 계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헤어모델 사진을 도용해 구인구직 플랫폼에 훤칠한 남자 사진을 올려놓고 구인업체의 시선을 끌거나 이력을 화려하게 포장한 것이 특징이다.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기자실에서 북한 IT 인력에 대한 정부합동주의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기자실에서 북한 IT 인력에 대한 정부합동주의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에 따르면, '개발 경험이 8년이고 가상화폐 채굴·거래 프로그램이나 게임 사이트 개발 경력이 있다'고 기재한 사례의 경우 계정을 살펴보니 2019년 4월 대북 관련 업무를 하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피싱 공격을 한 전력이 있었다. 문종현 센터장은 "(북한 해커들이) 국내 업체에서 개발 일감을 받아 해킹을 시도하고, 외화를 벌어 북한에 보내는 투잡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체와 프리랜서를 주선해주는 사이트에서 북한 사람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어색한 한국어 소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활동을 일삼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의 경각심이 고조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IT 인력의 불법 외화벌이는 핵과 미사일 자금원으로 활용되는 데다 우리 국민의 귀중한 개인정보나 산업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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