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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벨기에 황금세대의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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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벨기에 황금세대의 '라스트 댄스'

입력
2022.11.28 17:28
수정
2022.11.28 17:37
23면
0 0

러시아 대회 3위 벨기에, 노쇠화로 '삐끗'
주요 선수 모두 30대... 이름값 못한 경기력

모로코의 자카리야 아부할랄(왼쪽)이 2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모로코의 자카리야 아부할랄(왼쪽)이 27일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도하=AP 연합뉴스

"우리는 공격이 좋지 않았다. 우리가 늙었기 때문이다.(벨기에 수비수 얀 페르통언)"

우승 후보 벨기에의 '황금전차'가 녹슬었다.

벨기에는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1승 1패가 된 벨기에는 크로아티아와 16강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최종전을 펼치게 됐다.

지난 대회 3위에 빛나는 벨기에의 부진은 예상외다. 이름값만으로는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에당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와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 시티),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 등 여전히 유럽 주요 구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로 가득하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브라질에 이은 2위다.

하지만 대회 초반부터 불협화음이 새어나왔다. 벨기에는 1차전에서 36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캐나다를 상대로 1-0 신승을 거뒀지만, 경기력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2회 연속 조별리그 전승을 거뒀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모로코전도 마찬가지였다. 모로코는 볼 점유율 33%로 벨기에(67%)에 2배 가까이 뒤졌지만, 역습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장면을 여러 번 연출하면서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벨기에는 초호화 멤버로도 골문만 두드릴 뿐, 결정적인 득점에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전성기를 지나 우승에 도전하기엔 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벨기에 선발 11명 중 7명이 30세 이상이었다.

벨기에가 자신의 약점을 의식하는 모습은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벨기에의 중원 사령관 더브라위너는 조별리그 1차전 승리 후 "우리는 우승하기에 너무 늙었다"며 "우승 적기는 2018년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2018년 때 다른 선수들에 못 미친다"고 스스로를 저평가했다.

벨기에-모로코전이 종료된 2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거리에 차량이 불타고 있다. 암스테르담=EPA 연합뉴스

벨기에-모로코전이 종료된 2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거리에 차량이 불타고 있다. 암스테르담=EPA 연합뉴스

반면 전문가들은 벨기에가 충분히 강한 전력을 갖고 있다면서 패배의 원인을 잘못된 곳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파블로 사발레타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노령화된 스쿼드가 아니라 정신력 문제"라고 지적했다. 충분히 좋은 스쿼드를 갖췄는데도,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져 경기력이 좋지 않다고 불평한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벨기에와 네덜란드의 일부 도시에서는 승리에 감격한 모로코인들의 과격한 집단 난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경기 직후 수십 명의 모로코 축구 팬들이 수도 브뤼셀 중심가에서 상점 창문을 깨부수거나, 차량을 향해 폭죽을 던져 불을 붙이면서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선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중심가 일부 구역의 출입이 통제됐고 지하철역이 봉쇄되기도 했다. 벨기에에는 모로코인 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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