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예방 위해 연행?
BBC “중국 해명 수용 못해”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공안이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상하이=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시위를 취재하던 영국 BBC방송 기자가 현지 공안에 붙잡혀 몇 시간 동안 구타당하다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BBC는 대변인 성명에서 “BBC 소속 에드 로런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서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며 “로런스 기자에 대한 대우가 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BBC는 “로런스 기자는 석방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고 그 동안 공안이 손발로 그를 구타했다”며 “승인 받은 언론인으로서 일하던 중이었으나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동영상에는 로런스 기자가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바닥에 넘어져 있고, 공안 4, 5명이 그를 끌어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로런스 기자가 연행 과정에 주변에 “당장 영사관에 연락해!”라고 소리치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중국 공안이 에드 로런스(우측 하단) BBC 기자를 둘러싼 채 폭행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캡처
BBC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석방 후 중국 당국자가 “시위대에게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로런스 기자의 안전을 위해 연행했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신뢰할 만한 해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BBC 중국 지국 선임기자인 로런스는 최근 상하이 시위 현장을 취재해 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로런스 기자가 최근 트위터에 “(현장에) 많은 경찰이 있다”거나 “한 남자(시위대)가 나에게 말을 걸자 경찰들이 우리 대화를 들으려 다가왔다”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이후 중국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는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는 구호도 등장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그의 퇴진 요구 등 권위에 정면 도전하는 시위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방 언론들은 3연임을 시작한 시 주석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하며, 이번 시위가 ‘제2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