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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추정 인천 일가족...'위기 의심 가구'에 포함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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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추정 인천 일가족...'위기 의심 가구'에 포함 안돼

입력
2022.11.27 15:36
수정
2022.11.27 16: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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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청 "복지시각지대 가구 아냐"
자가로 의료보험도 가입돼 있는 상태

경찰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10대 아들 두 명이 숨지고, 부모가 뇌사 상태에 빠진 인천 서구의 일가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집이 자가 소유인 데다가, 직장 및 지역의료보험에 정상적으로 가입돼 있었다.

27일 경찰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A씨의 가족은 ‘위기 의심 가구’로 지정되지 않았다. 또 자치구 자체 조사에서도 직장 및 지역의료보험에 가입됐고, 보험료 연체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3개월 이상 단전·단수된 가정이나 도시가스 중단, 건강보험료 체납 등 34개 항목을 바탕으로 위기 의심 가구를 지정해 지원한다. 2014년 생활고 속에 세상을 등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만들어진 제도다. 정부가 위기 의심 가구를 찾아내 해당 지자체에 2개월마다 1번씩 통보한다. 지자체는 방문이나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위기 의심 가구를 확인한다.

서구 관계자는 "사건이 주말에 발생해 모든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이날까지 ‘위기 의심 가구’로 지정됐거나 명단에 포함된 적은 없다"며 "단전·단수, 세금 체납 등은 28일 추가로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서부경찰서는 뇌사에 빠진 40대 부부가 실제로 생활고를 겪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직업 유무와 채무관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40분쯤 인천의 한 고교에 등교하지 않은 B군 집에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한 결과, B군과 동생 C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모인 A씨 부부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다. 집 안에서는 A씨 등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장례를 치르지 말고 화장해 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유서가 발견됐지만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 부모와 아이들 모두 동시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제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8일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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