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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환전' 아세요? 30% 싸게 바꿔줘요!" 해외여행 환전 꿀팁

입력
2022.11.27 07: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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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풀렸지만 환율에 발목
초·중·고급, 심화... 고수의 환전 비법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뉴스1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뉴스1

직장인 이모씨는 연말을 앞두고 마음이 바쁩니다. 남은 연차 소진 겸, ‘코시국’에 미뤄뒀던 미국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든요. 항공권과 숙소는 준비했는데 가서 쓸 돈이 문젭니다. 달러 환율이 크게 오른 데다 계속 요동쳐서 좀처럼 환전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눈치싸움만 하는 상황이에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닫혀있던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면서 오랜만에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부쩍 늘었죠. 실제 인천국제공항 일일 여객 수도 지난 20일 10만 명대를 회복했습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18일 이후 1,007일(2년 9개월)이나 걸렸어요.

설렘도 잠시, 고환율ㆍ고금리로 가벼워진 지갑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최근 달러 값은 1,5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과 1,200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하락 전망이 동시에 나올 정도로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는데요. 찾아보면 환전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답니다. 여행에서 맛난 밥 한 끼라도 더 먹을 수 있도록 초급부터 심화까지 단계별 환전 꿀팁을 모아봤습니다.

초급: 앱 환전으로 90~100% 환율우대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환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를 직접 방문하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환전하기 위해 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한 주거래은행을 찾는 분이 많죠. 그런데 은행이나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앉아서 지금 당장이라도 90% 우대율로 환전 업무를 볼 수 있어요. 실물 화폐는 출국 전 근처 영업점이나 공항에서 편할 때 수령하면 됩니다.

“80% 우대” “90% 우대” 높을수록 좋다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고요? 쉽게 말하면 고객이 외화를 사고팔 때 금융회사가 떼어가는 수수료를 깎아준다는 이야기예요. 만약 달러 고시 환율이 1,000원일 때 환전수수료로 10원을 받는 은행이 90% 우대율을 적용해 준다면 수수료를 1원만 받겠다는 뜻이죠. 살 때 1,001원, 팔 때 999원에 환전을 할 수 있는 겁니다. 환전수수료와 인터넷환전 시 적용되는 우대율은 금융사별로 다른데요, 은행의 경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11월 현재 기준 5대 은행(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은 모두 앱 환전 시 최대 90% 우대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통 달러가 90%고, 엔화와 유로는 80%예요. 종종 이벤트성으로 100% 우대를 내건 곳도 눈에 띄는데요,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고 ‘도매가’에 돈을 바꿔주겠다니 파격적인 제안이죠. 대표적으로 토스가 3대 통화 첫 환전에 한해 100% 환율우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대 100만 원 한도가 있지만, 웬만한 여행 경비 환전 규모로는 부족하진 않을 것 같네요.

중급: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 활용하기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꼭 모든 경비를 현찰로 가져갈 필요 있나요? 해외 결제에 특화된 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현금 환전과 비슷하게, 또는 더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습니다. 먼저 평소 사용하는 신용ㆍ체크카드의 해외 결제 혜택부터 살펴보세요. 카드 이용 때 가장 맘에 걸리는 게 비자ㆍ마스터 등 브랜드 수수료와 해외 이용 수수료인데요. 이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거나, 가맹점 이용금액의 1~3%를 돌려주는 카드도 꽤 많거든요. 건당 결제금액이 크면 캐시백 액수도 늘어나는 구조예요.

요즘 여행객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 건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입니다. 트래블페이카드가 가장 유명한데요, ‘트래블월렛’ 앱으로 필요한 외화를 미리 카드에 충전한 다음 해외 온ㆍ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장점은 3무(無)로 요약됩니다. △3대 주요통화 환전 수수료가 없고, △해외 결제ㆍ비자 브랜드 수수료가 없고, △월 500달러 이하로 인출할 땐 업체가 부과하는 출금 수수료도 없습니다. 여행 중 환율이 유리할 때 소액씩 충전(환전)할 수 있고, 국내 체크카드처럼 영수증에 찍힌 금액만큼만 빠져나가 합리적입니다.

입소문을 타면서 트래블페이카드 발급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1분기 2만5,000장 수준에서 2분기 5만5,000장, 3분기 15만5,000장까지 급증했대요. 지난해 2월 출시 후 누적 35만 장이 발급됐는데, 이 중 67%가 올해 발급분이라는 게 트래블월렛 측 설명입니다. 다만 충전 시 최소금액(미화 50달러, 엔화 5,000엔)을 맞춰야 하고, 여행이 끝난 뒤 충전액이 애매하게 남을 수 있어요. 원화 환불은 가능하지만 수수료를 뺀 ‘팔 때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급: 지갑도 무겁다! 휴대폰 QR결제로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지난달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일본으로 떠난다면 카드나 현금 없이 휴대폰만 들고 다녀도 시내 관광이나 쇼핑이 가능해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호텔이나 백화점, 면세점은 물론이고 편의점, 음식점, 드럭스토어까지. 가게 입구나 계산대에 ‘라인(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표시돼 있다면 모두 현장 QR결제가 가능합니다.

고객이 연동해놓은 국내 은행계좌에서 자동으로 포인트가 충전되고, 이 포인트로 해외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입니다. 사용 방법도 어렵지 않아요. 네이버페이를 예로 들어볼까요? 먼저 ①네이버 앱 첫 화면에서 우측 상단 ‘Pay’를 터치해 주세요. ②그다음 ‘현장결제’를 눌러 QR코드를 띄운 다음 ③왼쪽 상단 ‘NPay’를 ‘라인페이’로 바꿔주세요. ④이때 나오는 바코드를 점원이 찍으면 결제 완료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결제 가능 국가가 더 많아 일본 외에 마카오,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중국 1위 전자결제서비스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어 가맹점이 많고, 결제 내역을 바로 카카오톡으로 알려준다는 점도 편해요. 네이버페이의 경우 환전 수수료와 해외결제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장점입니다. 지갑 없이 휴대폰만 잘 챙겨 다니면 되고, 애초에 원화로 충전하기 때문에 남은 포인트는 국내에서 쓰거나 환불하면 됩니다.

심화: ‘동전 환전’을 아시나요?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이 모든 수단보다 훨씬 저렴한 환전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지폐가 아닌 은행이 갖고 있는 동전으로 환전하는 겁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애매하게 남은 동전들이 처치곤란일 때가 있잖아요. 은행들은 이런 동전을 매매기준율의 50% 가격으로 매수한 뒤 필요한 고객에게 매매기준율의 70%를 받고 판매합니다. 즉, 지폐보다 30%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는 거죠. 동전은 지폐와 달리 운송비, 보험료 등 비용 문제로 수출입이 곤란한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은행이 싸게 사들인 뒤 최소한의 마진을 붙여 되파는 거죠.

동전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지폐보다 가치가 큰 동전도 많아 나름 쏠쏠하답니다. 예를 들어 일본 500엔짜리 동전의 경우 한화로 5,000원에 가까운 가치를 가져요. 24일 기준 1만엔을 지폐로 살 땐 9만7,264원이지만, 동전으로 사면 6만8,085원으로 환전할 수 있습니다. 거의 3만 원이나 아낄 수 있어요. 찰랑찰랑 소리가 나고 들고 다니기 무겁긴 해도 이 정도면 감당할 만하지 않나요?

대신 손ㆍ발품을 엄청나게 팔아야 합니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NH농협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은 전 영업점에서,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일부 지점에서 동전 환전이 가능해요. 하지만 점포마다 외화 동전이 항상 넉넉하게 있는 건 아니어서 방문 전 꼭 전화로 재고 수량을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은행별로 취급하는 동전 종류가 다르다는 점도 주의해야 해요.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이 총 8개로 가장 다양한 국가의 동전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바꾼 동전을 남겨오면 반값에 팔아야 하니 현지에서 모두 소진하는 게 좋아요.

이외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도 “태국 바트화 삽니다” “일본 엔화 팝니다” 등 해외 화폐 직거래를 제안하는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수수료 없이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환전하거나 남은 동전을 편리하게 처분하기 위해 개인 간 거래를 두드리는 건데요, 금융회사를 통한 환전보다 사기 위험에 취약하다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법정 한도(미화 5,000달러)를 넘는 고액 거래 땐 한국은행에 사전 신고하지 않으면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이나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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