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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 가림막 설치한 대통령실, MBC와 확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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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 가림막 설치한 대통령실, MBC와 확전 양상

입력
2022.11.20 19:21
수정
2022.11.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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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장소에 가림막 설치
대통령실 "경호·보안상 필요하다" 해명 불구
"언론에 대한 불만 표출한 것"이란 해석 나와
대통령실서 도어스테핑 중단 여부 갑론을박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전용기 배제' 조치로 촉발된 대통령실과 MBC 간 갈등이 날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이 20일 윤 대통령의 지난주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당시 MBC 기자와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의 설전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실은 이날 도어스테핑 장소인 대통령실 청사 로비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경호·보안상 필요하다"는 대통령실 해명에도 취재진과 설전 이후 언론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기자들에 오픈됐던 1층 공간에 '가림막' 설치

이날 대통령실 청사 로비 1층에서는 예고 없이 가림막 설치 공사가 진행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1층 공간이 기자들에게 완전하게 오픈돼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외교적으로나 여러 분야에서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모든 상황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 가림막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뭘 막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호상 필요에 의해 설치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과 기자들의 출근길 문답이 진행되는 공간에 나무 합판으로 일종의 가벽을 설치한 것인데, 대통령의 동선 노출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당초 1층 로비에는 투명한 유리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같은 층 기자실을 이용하는 기자들은 윤 대통령 등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이 청사를 오가는 모습을 자유롭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가림막 설치로 인해 기자들이 정문을 통해 누가 드나드는지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MBC와 충돌로 가벽 설치?… 대통령실 "관계없다"

이 관계자는 가림막 설치가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의 설전과 관계가 있는지 묻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지난주 금요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도어스테핑을 포함해 재발 방지를 위해 이 사안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다.

실제 대통령실에서는 MBC 기자와의 설전 이후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과 기자들이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답하는 취지를 벗어나 악의적 공세로 얼룩진다면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실익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도어스테핑은 대통령이 가장 애정을 쏟았던 부분이라 실망이 크다"며 "어떤 도어스테핑이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취재기자들의 약속 위반이 누적돼 가림막을 설치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이달 2일 아소 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와 윤 대통령의 비공개 만남을 일부 출입기자가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 없이 촬영·보도한 사례를 들었다. 대변인실은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함을 밝혀드린다"고 추가 입장을 냈다.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 전용기 내 특정 기자와 면담에 이어 석연치 않은 가림막 설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시사 등으로 윤 대통령의 언론관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앞서 용산 이전을 계기로 기자실을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1층에 배치해 도어스테핑을 도입한 것을 '제왕적 대통령제 해소' 차원의 주요 성과로 홍보해왔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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