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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능 최다 문제제기는 영어 듣기...고사장 음질 불량 민원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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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능 최다 문제제기는 영어 듣기...고사장 음질 불량 민원 폭주

입력
2022.11.20 18:06
수정
2022.11.20 18: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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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효성고에 "남성 목소리 안 들려" 이의제기多
교육당국 파악 중..."현장에서 지장 없다고 판단"

지난 1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일고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일고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7일 실시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듣기평가에서 음질 불량으로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이의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수능이 끝난 뒤 20일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홈페이지의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 가장 많은 글이 올라온 과목은 영어영역이고, 그중 대다수는 듣기평가 음질 이상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게시판의 이의신청 320개 중 146개가 영어영역에 대한 것이었다.

음질 관련 이의 제기는 특정 시험장에 집중됐다. 가장 많은 곳은 인천 효성고다. 제목에 효성고를 거론한 글만 49개였다. 대부분 시험 전 음향 테스트나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때는 이상이 없었는데, 막상 영어 듣기평가가 시작되니 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내용이었다. 잡음이 들렸고 남성 발화자의 목소리가 유달리 작게 들리는 등 문제가 계속됐지만 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다수였다.

듣기평가는 영어영역의 전반부라서 이후 시험 내내 불이익을 받은 셈이라고 수험생들은 호소했다. 효성고에서 시험을 봤다는 한 수험생은 "남자가 가격을 말하는 도중 '트웬티(20)' 뒤로 지직거려 답을 추리해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부터 정신적으로 혼란이 왔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당일 영어영역이 종료된 후 음질이 불량하다는 수험생의 민원이 1건 접수됐으나 시험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는 학교 측 판단에 따라 시험은 속행됐다. 교육당국은 듣기평가 음향을 담은 CD와 예비용 CD는 문제가 없었는지, 학교 스피커 설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감독관이 적절히 대처했는지 등을 추가로 살필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좀 더 살펴봐야 하지만 CD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 같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의신청이 마감되면 평가원, 교육부와 협의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 동해시 북평여고에서도 듣기평가 때 잡음이 문제였다. 당시 감독관들은 수험생에게 뒷부분 독해 문항을 먼저 풀게 한 후 뒤늦게 별도의 CD플레이어를 통해 듣기평가를 실시했다. 평가원 게시판에는 "(CD플레이어도) 음질은 매우 좋지 않았고 언제 듣기가 다시 나오는지 안내도 없었다"며 "이러한 상황으로 북평여고에서 시험을 본 여러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개별 문항 중에서는 영어영역 듣기평가 9번에 이의 제기가 쏟아졌다. 말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발음을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내용이다. 9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은 이날 오후 2시까지 24건 접수됐다.

사회탐구영역 '사회문화' 선택과목의 7번(17건)과 9번(12건), 국어영역 '화법과 작문' 선택과목의 40번(11건) 문항에도 이의 제기가 집중됐다. 사회문화 7번은 범죄를 저지른 개인의 행동을 사회학의 어떤 이론으로 해석할지를 묻는 문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중퇴한 친구를 모아 온라인 불법 도박을 저지른 '갑'의 사례와 돈을 더 벌고 싶으나 승진 인사에서 매번 탈락해 회사 기밀을 훔친 '을'의 사례를 '아노미 이론(목표를 실현할 제도적 수단의 부재로 일탈이 발생)'으로 해석하면 정답을 맞힐 수 있다. 이에 대해 갑의 사례를 '차별적 교제 이론(일탈을 벌이는 집단과의 상호작용으로 그것을 학습)'으로 보면 정답이 달라진다는 게 이의신청의 요지다.

평가원은 21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후 심사를 거쳐 29일 확정한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입시업계 한 관계자는 "(전원 정답 처리된) 지난해 '생명과학Ⅱ' 20번 같은 출제 오류는 아직까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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