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이가 돈 맡긴 코인 대부업체
FTX발 코인런에 대출·상환 중단
수시인출 지연, 만기상환 불가 우려
국내 가상화폐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고객이 맡긴 돈 325억 원이 그대로 묶일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FTX 파산의 여파다.
고파이는 가상화폐거래소 고팍스의 코인 예치 서비스다. 시중은행의 자유입출식 예금처럼 입금과 인출이 자유로운 '자유형', 정기예금처럼 일정기간 돈을 맡기면 약속한 이자를 붙여주는 '고정형'으로 운용된다. 20일 기준 고정형 상품에만 약 325억 원이 예치돼 있다.
그런데 16일부터 자유형 상품의 원리금 지급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고파이는 글로벌 가상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에 고객의 돈을 맡겨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데, 제네시스가 이날 신규 대출·상환을 잠정 중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네시스가 FTX에 1억7,500만 달러(약 2,350억 원)가 묶여 있다고 발표한 뒤, 비정상적인 인출 요청이 한꺼번에 쏟아지자('코인런') 취한 조치다. 'FTX→제네시스→고파이'로 유동성 위기가 전염된 셈이다.
이에 더해 고파이의 고정형 상품도 '지급 불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정형 또한 제네시스에 맡겨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제네시스가 고파이에 상환하지 않으면 고파이 역시 고객에게 원리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태다.
고정형 상품 중 가장 먼저 만기가 돌아오는 건 'BTC 고정 31일'로 24일 오전 10시 30분 고객에게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 여기엔 우리 돈으로 25억 원 정도 예치돼 있다.
고팍스 측은 "현재로선 고파이 자유형 외 다른 서비스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정형의 경우 "만기까지 기한이 남아 있는 데다 제네시스 측에서도 '고정형 상품은 상환 가능하다' 밝혔다"고 전했다. 또 "고파이가 아닌 고팍스에 예치된 자산은 100% 이상 보유 중"이라며 "고팍스 입출금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형 서비스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고팍스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모회사 DCG는 고팍스의 2대 주주"라며 "매일 소통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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