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무실 공실률, 2011년 이후 최고
테크업체 줄줄이 부동산 축소 나선 탓
지난 2년 간 사무실 출근을 막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종식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인 테크업체들이 대규모 해고 등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서며 사무실 임대 면적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빌려 쓰는 사무실 가운데 한 곳의 규모를 3분의 2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 세일즈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둔 고용주로, 이달 초 95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 가운데 대다수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하는 인원으로 알려졌다.
9일 직원 1만1,000명을 내보낸 메타도 샌프란시스코, 뉴욕, 오스틴 3곳의 사무실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정리해고 검토 소식이 전해진 네트워크 통신회사 시스코도 본사가 있는 새너제이의 부동산 일부 매각을 이미 추진 중이라고 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의 최근 통계를 보면,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2.5%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기세가 주춤해지면 사무실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던 기대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여기엔 최근 주요 기술기업(빅테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가 잇따르면서, 사무공간을 이전처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안 그래도 재택근무가 확산한 상황에서, 직원 수 자체가 줄어들자 이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부동산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이다.
테크업체들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가장 넓은 사무실 면적을 임대한 업종은 테크 분야로 전체 사무실 면적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업계(16%)보다도 높은 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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