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엑스포 유치 경비는 누가 내야 할까...상의 '10대 기업 특별회비' 311억 시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엑스포 유치 경비는 누가 내야 할까...상의 '10대 기업 특별회비' 311억 시끌

입력
2022.11.16 17:55
수정
2022.11.16 21:25
12면
0 0

대한상의 특별회비 형태로 삼성·SK 70.5억원 배정
대한상의 "기업 자발적 참여한 것"
"국익 위한다고 기업이 부담하는 것 부적절" 의견도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개막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콘퍼런스 개막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10대 그룹을 통해 조성 중인 약 311억 원의 특별회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국정 과제 사업비를 기업들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과 동시에 국익을 위해 자율적으로 마련한 것은 문제 될 게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16일 브리핑을 열고 부산엑스포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참여 기업들이 스스로 판단해 유치 활동에 필요한 회비를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표액은 311억 원이고, 내년 6월까지 대한상의 특별회비 형태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삼성, SK, 현대차 등 10대 그룹에 매출 규모에 따른 특별회비 분담 비율을 제시, 삼성전자(47억2,300만 원)를 포함 삼성 계열사, SK가 각각 가장 많은 70억5,000만 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현대자동차(47억 원), LG(30억5,000만 원), 롯데(22억 원) 등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특별회비는 민간유치위의 ①국내외 공식 행사 경비, ②메타버스 및 플랫폼 구축비, ③컨설팅, ④홍보비 등에 쓰인다. 대한상의는 5월 민간을 대표해 최태원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간유치위원회를 꾸렸고, 민간위원으로 합류한 10대 그룹 총수들이 필요 경비에 대해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바깥의 압력 없이 각 기업들의 자율 의견을 모아 회비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라며 "유치 활동이 끝나면 회비 사용 내역 등을 대상으로 외부 감사를 받는 등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공익 활동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 필요"


BTS가 지난달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BTS가 지난달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대한상의 주장처럼 10대 그룹이 자율적으로 모은 엑스포 유치 활동비라고 하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지난달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무료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70억 원가량으로 알려진 제작비를 정부가 아닌 16개 기업들이 부담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당시 정부는 "강제하거나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일부에선 정부의 국정 과제 사업으로 추진되는 행사를 예산이 아닌 후원으로 치른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왕재 나라살림 연구소 부소장은 "민간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세금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여러 부작용을 만든다"며 "공식유치위에 민간위원을 포함시켜 지원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이미 기업들은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모해 K스포츠·미르재단 조성을 위한 기금 774억 원을 억지로 출연했다가 일부가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정부를 후원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기업 후원금으로 유치를 준비해왔던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가 대기업에 후원을 전혀 받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2년 여수 엑스포 때는 유치 단계에서 기업 기부금 142억 원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2011년 확정 전 유치 단계에서 223억 원을 모금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회비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민간 차원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경비 지원을 위해 특별회비 47억2,300만 원을 납부한다"고 밝힌 것도 안전 장치를 만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런 기업들의 공익적 활동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기업들도 엑스포를 홍보 수단 등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라 예산을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국익을 위한 행사에 재벌 총수를 이용해 후원받으려는 행태 자체는 대대적으로 따져보고 룰을 만들어야 이런 불필요한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