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 '협상 임박설' 잇따라
서방 "우크라가 결정할 몫" 신중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8개월 만에 되찾은 헤르손을 찾아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헤르손=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빼앗겼다 8개월 만에 되찾은 남부 헤르손을 찾아 "종전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남부 헤르손주(州) 주도 헤르손을 방문해 "(이 지역 수복의 의미는) 끝(종전)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를 찾을 준비가 돼 있다. 나라 전체의 평화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이 지역을 빼앗겼다가 지난 11일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되찾았다. 개전 이후 최대 성과로 꼽힌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 9월 말 러시아는 이곳과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 등 4개 주를 러시아연방에 강제 통합했으나 2개월도 안 돼 헤르손에서 철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헤르손 수복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헤르손은 이제 우리의 것"이라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한 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보로디안카에서 발견됐다. 전쟁 중 무너진 건물 외벽에 그려진 이 벽화는 유도 유단자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닮은 남성을 한 소년이 엎어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로디안카=AP 뉴시스
'협상 임박설'에 서방, 신중론… "우크라가 판단할 몫"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이 임박했다는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자 서방은 신중론을 견지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협상을 위해) 수용 가능한 조건이 무엇인지는 우크라이나가 판단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협상에 적합한 시기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 우세한 시점이 되면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면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휴전 협상 관련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지난 12일 러시아와 협상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설득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대화의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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