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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미래’… 간담이 서늘한 질문이 던져졌다

입력
2022.11.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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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고민 담긴 본보 ‘커넥트데이’ 이모저모

편집자주

단단히 연결된 우리를 꿈꿉니다. 독자, 콘텐츠, 뉴스룸이 더 친밀히 연결된 내일을 그려봅니다. 늘 독자를 떠올리며 콘텐츠를 만드는 한국일보의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연결을 꿈꾸며 저널리즘의 본령을 꼭 붙든 한국일보 뉴스룸의 이야기, '연결리즘'에서 만나보세요.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김민성 한국일보 디지털전략팀장이 디지털 전환 과제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김민성 한국일보 디지털전략팀장이 디지털 전환 과제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금융은 필요하지만, 은행은 아니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 두고두고 회자되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1994년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차곡차곡 현실이 됐다. 이젠 굳이 은행 창구를 찾지 않아도 거의 모든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디지털ㆍ모바일이 들어선 금융 환경 덕에 창구를 찾는 수고 없이도 계좌 개설은 물론 대출 업무까지도 가능해진 지 오래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미래를 적확하게 시사한 이 오래된 격언이 다시 간담이 서늘한 발언으로 변주돼 울려 퍼졌다. “뉴스는 필요하지만, 신문은 아니다. 심지어 뉴스는 필요하지만, 한국일보는 아니라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명례방에서 열린 한국일보의 첫 ‘커넥트데이’에서다. 커넥트데이는 콘텐츠 생산 유관부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전략 설명회로 한국일보 디지털전략부가 마련했다. 간담이 서늘한 질문을 던진 주인공은 김민성 디지털전략팀장이다. 한국일보는 ‘옛 신문사 출신의 콘텐츠 기업’이다. 여전히 신문을 정성껏 발행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매체의 내부 행사에서, 그것도 정진황 뉴스룸국장을 포함해 다양한 직군의 구성원 수십 명이 자리한 가운데 꽤 무거운, 어쩌면 아찔한 질문이 던져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숙명 앞에 놓인 한국일보에 오늘 현재 가장 절박한 질문, 이를 환기하기 위한 일종의 화두였다.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디지털 전환 과제 방향성에 대한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김주성 기자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디지털 전환 과제 방향성에 대한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김주성 기자

이날 행사의 목표는 한국일보의 디지털 방향성을 공유하고 내부에서도 다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소해 함께 노를 젓는 구성원들이 한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내부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었다. 오전부터 4시간 가까이 이어진 이날 설명회에서는 김 팀장을 비롯해 김혜영 커넥트팀장, 김주영 기획영상팀장, 안경모 디지털미디어부장, 양홍주 디지털기획부문장, 성시영 콘텐츠운영부장이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이른바 한집안 식구들인데도, 이렇게까지 대대적인 이벤트를 통해 서로 ‘연결’을 환기해야 했던 까닭은 ‘신문을 벗어나 뉴스를 제작한다’는 일이 생각처럼 간단치 않은 노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구성원이 신문기자로 훈련된 조직에서는 하나의 도전에 가깝다. 구조 개편, 업무 분장의 대대적 변화, 조직 문화 개선, 적극적 인력 투자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종합 예술을 성공시키지 않고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극한 도전 말이다.

특히 단순한 생존이나 상품의 개발과 판매만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그 가운데 저널리즘의 본령, 역사를 기록하고 권력 감시에 느슨해지지 않겠다는 고민을 놓을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함수는 훨씬 복잡해진다. 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룸 진화’라는 숙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장을 집요하게 누비며 쌓아 올린 한국일보 콘텐츠는 결코 디지털 전환이라는 하나의 장벽 탓에 사장될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김주영 한국일보 기획영상팀장이 'h알파'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김주영 한국일보 기획영상팀장이 'h알파'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최근 새롭게 선보인 영상 연재 ‘h알파’의 출범을 이끈 김주영 기획영상팀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쏟아지는 뉴스나 시시각각 변하는 이슈의 맥락을 짚고 그 배경을 친절히 말하는 방식의 영상을 남다른 스타일로 꾸리는 등 에버그린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꾸준히 쌓이면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독자들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아, 나 h알파 보는 사람이야’, ‘나는 한국일보 보는 사람이야’ 하고 뿌듯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당장의 숙제인 거죠.”

▶ [h알파] ‘알고 싶고 파고 싶은 이야기’ 연재 리스트 보기 (클릭이 안 되면 주소창에 www.hankookilbo.com/Collect/7903을 넣어 주세요.)

플랫폼 전반을 책임지는 안경모 디지털미디어부장은 “구독 기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독자 데이터 분석 기능을 고도화하는 등의 여러 과제를 단계별로 수행해 나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일보 인터랙티브 한반도, 소리 없는 위성 전쟁 - 머리 위 감시자들을 이끈 담당 부서장이기도 하다. 이 콘텐츠는 2020년 한국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KDJA) 수상작으로 국제 데이터저널리즘상인 시그마 어워드(Sigma Awards) 2021에서도 본선 진출 격인 쇼트리스트(shortlist)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한국 보도가 쇼트리스트에 등재된 건 처음이었다.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유관 부서장들이 구성원과의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의 ‘커넥트데이: 연결리즘’ 설명회에서 유관 부서장들이 구성원과의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는 매년, 매분기, 필요하다면 매월 커넥트데이 관련 일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기획한 강종구 디지털전략부 기자는 각오한다. “뉴스룸 구성원 대부분은 콘텐츠 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모두가 열심이어도 다 함께 우리가 막막해지는 상황이 반복되죠. 뉴스룸 구성원과 디지털 전략의 연결, 우리의 현실과 글로벌 트렌드의 연결 등이 더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를 꾸준히 준비해나갈 겁니다.”

김혜영 커넥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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