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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피해자, 정부 갈등·주변 비난에 정신질환 위험… 초기 정부 대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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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피해자, 정부 갈등·주변 비난에 정신질환 위험… 초기 정부 대처 중요"

입력
2022.11.06 15:53
수정
2022.11.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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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재난 피해자 자연재해보다 정신질환에 취약
재난 후 2차 스트레스 겪지 않게 정부 역할 중요"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가족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이 정부, 지방자치단체, 이웃과의 갈등에 처할 경우 2차 스트레스에 노출돼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참사 초기 3개월까지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로, 명확한 진상규명과 두터운 지원 등 정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재난 피해자 정신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2차 스트레스 요인' 연구에 따르면 재난 자체로 인한 1차 스트레스뿐 아니라 재난 발생 후 간접적으로 겪는 2차 스트레스도 정신질환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부상자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심민영 센터장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로, 2012~2017년 태풍, 호우, 지진, 화재 등 재난 피해자 1,39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정신질환 발병률은 홍수·지진 등 자연재해보다 화재 등 사회재난을 당했을 때 더 높았다. 사회재난 피해자의 발병률이 자연재해 피해자보다 6.25배 높았다. 사회재난 피해자들은 재난이 끝난 이후에도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컸다. 대상자 중 11.2%는 재난 후 정신질환이 발병했다. 불안장애(46.7%), 우울장애(39.2%)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재난 3개월 전까지는 정신질환을 겪지 않았다.

정부·지자체·이웃과 갈등 시 정신질환 발병률 5배 높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에 참석,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미사에 참석,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접적인 재난에 따른 1차 스트레스를 넘겼다고 해도 피해자들이 뒤늦게 정신질환에 걸리는 주된 이유는 2차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좌절감이 이들을 절망에 빠트리는 것이다. 2차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 중 정부·지자체·이웃과의 갈등이 있는 경우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5.05배 높았다. 구호나 복구에 대한 신뢰성이 없는 정보를 받았을 때 3.32배, 국가의 보건의료 서비스 지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2.16배 발병 위험이 높았다. 이 같은 2차 스트레스 요인은 1차 스트레스나 인구통계학적 요인보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더 컸다.

심 센터장은 이태원 참사가 사회재난이고, 피해자들이 사회적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난이나 혐오는 피해 당사자들의 회복을 가로막는 2차 가해"라며 "지금은 사회 전반적으로 피해자를 위로하고 돕는 화합과 회복의 메시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의 심리 회복에 참사 이후 초기 1~3개월이 중요하다며, 이 기간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1, 2년에 걸쳐 회복이 진행된다. 심 센터장은 보고서를 통해 "재난 후 심리적으로 개입할 때 2차 스트레스 요인이 있는지 살피면 재난 경험자의 고통이 지속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1차 스트레스 요인만큼 2차 스트레스에도 대응하는 중장기적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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