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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무리한 탑승·밀치기 줄었지만… '콩나물 시루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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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무리한 탑승·밀치기 줄었지만… '콩나물 시루 지하철역'

입력
2022.11.04 17: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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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대중교통 내 밀집 인원 안전사고 우려
서울교통공사, 18개 역 지하철 보안관 추가 배치
"임시방편... 혼잡도 시간대 반영한 대책 수립 중"

지난 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보안관들이 시민들이 밀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신도림역 등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현장 분석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지난 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보안관들이 시민들이 밀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신도림역 등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현장 분석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열차 출발합니다! 금방 오니까 다음 열차 이용해주세요!"

4일 오전 9시 서울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승강장. 빨간색 지휘봉을 든 지하철 보안관이 승강장 앞에서 승객들을 태우며 소리쳤다. 열차 안은 이미 사람이 꽉 들어차 콩나물 시루 같았다. 그때 한 남성이 갑자기 튀어나와 지하철 안으로 잽싸게 몸을 던졌다. 간신히 열차 안으로 몸을 욱여넣자마자 문이 닫히고 열차는 출발했다. 매일 아침 동묘역을 이용하는 대학생 윤모(27)씨는 "보안관이 문 닫는다고 말해도 고라니처럼 뛰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출근시간이라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여파로 서울교통공사가 이날부터 출퇴근 시간대 주요 혼잡 역사에 승객 안전을 위해 10명 내외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통상 지하철 보안관과 사회복무요원 등이 출퇴근 질서 유지를 위해 현장에 나간 것에 더해 교통공사 직원들이 추가로 투입돼 동선을 관리하고 과밀 문제를 해소하려는 차원이다. 추가 인력이 배치된 역은 신도림, 사당, 종로3가, 교대, 신림, 홍대입구, 충무로, 서울역, 합정, 시청, 군자, 천호, 서울대입구역 등 18개 역이다.

승강장과 환승 통로에 배치된 인력이 질서 유지에 나섰지만, 정작 승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사당역을 이용한 직장인 나모(30)씨는 "스크린도어에 직원이 서 있긴 하지만 무리해서 타려는 사람을 막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탄 강지원(29)씨 또한 "사람이 엄청 많을 때는 통행에 방해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이 환승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이 환승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 직원들도 고충이 있다. 무리하게 탑승하려는 승객을 제지할 권한이 없는 데다, 일부 승객들은 불만을 품고 역무실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1호선 지하철역 고객안전실에서 일하는 직원 A씨는 "우측 통행을 위해 설치한 펜스를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승객들이 한곳으로 몰리지 않도록 여러 문으로 분산하려고 해도 잘 듣지 않는다"며 "문 닫기 전에 손이나 발을 집어넣고 다치면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A씨는 "무리한 탑승은 예전보다 줄어든 느낌"이라며 "시민들도 경각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부터 투입된 인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임시 대책"이라며 "피크타임 혼잡도 등을 조사해 지원 인력을 확대하고 열차 운행 간격을 조정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주예 기자
박지영 기자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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