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발표
신산업 스타트업 1000개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
업계 "소외됐던 딥테크 스타트업 지원 환영"
이영(왼쪽 두 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첨단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전략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산업 패권 쟁탈전이 치열해짐에 따라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국가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새로운 산업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에 2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서울 용산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초격차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만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는 신산업 스타트업이다.
10개 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선택과 집중'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보편 지원에서 벗어나 신산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는 특정 기술 또는 분야의 제한 없이 스타트업을 지원해 창업 생태계를 다지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기술 분야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펼치겠다는 게 정부의 전략이다. 딥테크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과 같은 과학·공학을 바탕으로 한 원천기술 또는 독보적 기술을 가리킨다.
정부가 선정한 전략기술 분야는 총 10개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르면, 신산업 분야와 국가전략기술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뽑은 유망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분야별 기술 수준과 시장 전망, 스타트업 진출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다. 10대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이다.
정부는 이 분야에서 5년 동안 매년 200~300개씩 총 1,000개 이상의 유망 스타트업을 찾을 계획이다. 발굴 방식은 △공개모집형 △민간 및 부처 추천형 △민간 투자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공개모집형은 초격차 분야별로 구성된 평가단이 기술력과 성장력을 평가해 선발하는 것이고, 추천형은 대·중견기업과 신산업 분야별 관련 부처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하는 스타트업을 추천받아 뽑는 것이다. 민간투자형은 '딥테크 팁스' 트랙으로, 민간 투자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3억 원 이상의 민간투자금을 유치한 딥테크 스타트업 중 정한다.
선정 스타트업별 특화 지원... 성과 높은 상위 100개는 추가 지원까지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뽑힌 스타트업에는 선정 방식에 따라 맞춤형 특별 지원이 이어진다. 공모형과 추천형에는 선정 후 3년 동안 최대 6억 원의 기술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2년 동안은 최대 6억 원까지 지원하는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업 또한 선정 3년 내 평균 1억 원 상당의 민간자금을 유치해야 한다. 딥테크 팁스로 선발된 기업에는 운영사에서 받은 투자금에 5년간 사업화 자금 1,200억 원을 매칭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창업사업화와 해외 마케팅 비용을 각각 1억 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기본 지원 후 민간 투자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거나 글로벌 기업과 납품계약을 맺는 등 성과가 돋보이는 상위 100개 기업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후속 사업화 자금 1,000억 원을 지원한다. 유망 신산업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초격차 펀드'를 신설하고, 해외 자본을 유입할 '글로벌 펀드'도 내년 말까지 8조 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업계 반응은 전향적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잠재력에 비해 투자가 소홀했던 딥테크 분야 지원 정책을 마련해 그간의 공백을 메운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10대 유망분야는 트렌드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도 "신사업 분야에 2조 원을 집중 투자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결정"이라면서도 "딥테크는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정부가 중·장기 지원과 더불어 단기 지원도 병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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