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전국 장례식장서 발인식
대부분 20대 피해자...유족, 친구 오열
“얘들아 우리 아들 좀 살려줘. 형, 동생 다 모여서 우리 아들 살리자.”
1일 오후 1시 30분 경기 고양시 한 병원의 장례식장. 로비 안을 가득 메운 A(24)씨의 친구 40여 명이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채 조용히 발인식을 기다렸다. 전부 20대 앳된 얼굴로 고인이 얼마나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했는지 짐작케 했다. 20여 분 후 열린 문으로 A씨의 영정을 든 친구와 관이 나오자 로비 안은 순식간에 울음바다로 변했다.
리무진에 실린 고인의 관은 장례식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난 못 보내. 못 보내.” A씨의 어머니는 관에 엎드려 아들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렀다. 친구들을 향해 “100명만 모아서 살려주세요. 다 같이 손잡으면 살 수 있을지도 몰라. 마술로 살려줘요”라며 오열했다. A씨 아버지도 내내 통곡하다가 고통을 이기지 못한 듯 몸부림쳤다. 그는 다른 유족들이 가져온 휠체어도 마다한 채 자식의 영정을 꼭 붙잡고 절규했다. 운구차는 슬픔의 회오리가 지나간 15분 후에야 장지로 떠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20대 여성 B씨의 발인식에는 깊은 침묵이 흘렀다. 위패와 영정을 들고 빈소를 나온 남동생 뒤로 아버지와 여동생이 어머니를 부축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B씨 여동생은 “아버지는 이제 많이 받아들이고 정리가 된 것 같지만 어머니는 아직 힘들어 한다”며 “부디 편히 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도 참사로 허망하게 세상을 등진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이어졌다. 20대 여성 C씨의 할아버지는 발인식을 앞두고 “어쩌면 그러냐. 왜 벌써 가냐. 그런 일이 어떻게 생겨”라며 손녀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속 혼잣말을 했다. 사고 직후 가장 많은 14명의 사망자가 옮겨진 동국대 일산병원에서는 사망자 이모(22)씨의 오빠로 보이는 남성이 벽을 부여잡고 큰 소리로 통곡하기도 했다.
참사 발생 나흘째인 이날부터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사망자들의 발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만 동국대병원에서 2명, 서울 보라매병원ㆍ신촌세브란스병원ㆍ삼육서울병원ㆍ서울대병원 등에서 각각 1명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전국으로 흩어진 참사 희생자 156명의 장례는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130명의 내국인 사망자 중 수도권 거주자가 10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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