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참사 신고 29일 오후 10시 15분
교통공사 "경찰, 오후 11시 11분 요청"
경찰 "11시 11분에 통화한 사람 없어"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신고가 접수된 오후 10시 15분이 지난 뒤에야 경찰이 인근을 지나는 서울지하철 6호선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서울교통공사가 주장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31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서울 용산경찰서 상황실에서 29일 오후 11시 11분에 이태원역에 대한 무정차 통과를 요청해왔다"면서 "무정차 통과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요청을 거절하고 무정차 통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일 현장에선 오후 10시 15분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가 터진 이후 1시간이 지난 뒤에야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셈이다. 이태원역 관계자는 "무정차 통과는 사전에 운집되고 있을 때 얘기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경찰은 사건 발생 뒤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했다.
경찰은 서울교통공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용산서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의 주장과 달리, 29일 오후 11시 11분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측과 통화한 내역이 없다"며 "사고 수습하기도 바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사고 전) 9시 38분에 이태원역에 전화해서 여기 사람들이 많으니 무정차 통과를 해달라고 했더니, 서울교통공사에서 여기는 예년 수준하고 똑같기 떄문에 우리는 문제 없다고 했다. 사람이 죽든 말든 우리는 무정차를 안 하겠다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서울교통공사와 사전에 무정차 통과 협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26일 간담회에서 서울교통공사에 무정차 통과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했더니 이태원 역장이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는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의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된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도 한 달 간의 협의를 거쳐 행사 하루 전인 7일 무정차 통과 계획이 확정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9일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은 총 13만131명(승차 4만 8,558명·하차 8만1,573명)에 달했다. 3년 전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2019년 10월 26일)보다 3만4,000명이 많았다. 이 때문에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실시했다면 참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뒤늦은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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