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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자유 VS 디테일 고증 의무…'슈룹' 향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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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자유 VS 디테일 고증 의무…'슈룹' 향한 갑론을박

입력
2022.11.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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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주연작 '슈룹', 일부 시청자들의 고증 논란 일어
2회 자막 표기 논란에 tvN "시청자 지적 덕분에 수정"

드라마 '슈룹'이 고증 논란에 휩싸였다. tvN 제공

드라마 '슈룹'이 고증 논란에 휩싸였다. tvN 제공

일부 역사학자들이 '슈룹'을 향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상의 세계관 속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작품이 역사적 사실과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넷플릭스로 공개되는 과정을 두고 '슈룹'의 고증이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퓨전 사극의 표현법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 속 '슈룹'은 어떤 길을 걸을까.

최근 시청률과 화제성 두 영역에서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tvN '슈룹'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허구의 이야기지만 조선의 배경을 가져다 쓴 것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중국 사극체 등 고증 논란이 연달아 불거지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초래됐다. '슈룹' 2회에서 황귀인(옥자연)의 대사 중 '물귀원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 자막이 중국어 자막으로 표기됐다. 이어 중전 화령이 왕 이호의 침전을 찾는 신에서는 '태화전'이라는 현판이 담겼는데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청나라 시절 자금성 정전의 이름으로 쓰이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이에 tvN 관계자는 본지에 "물귀원주 자막실수는 시청자분들의 지적 덕분에 빠르게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다만 태화전의 '태화'의 경우 신라시대 연호, 고려시대 학당 등 유교문화권에서 좋은 뜻으로 널리 사용되던 단어"라고 해명을 내놓았다.

다만 중국 사극체가 등장한다는 지적은 거듭 이어지고 있다. 중국풍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편한 기색이 드라마 자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5회분에서 중전 화령(김혜수)이 "아직 본궁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대목이 문제시됐다. 일부 팬들은 본궁이라는 단어가 사극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실제로 극중 중전이 자신을 지칭할 때 '본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낯선 것도 사실이다.

이는 SBS '조선구마사'가 낳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직결된다. 논란으로 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 사건은 대중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사소한 디테일에서 비롯되는 고증 논란은 보통 드라마 전체로 번지기 일쑤였다.

다만 사극에 대한 폐쇄적인 시각이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상상력을 기반한 창작물에 대한 비판이 늘 긍정적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선에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결국 시대적 배경은 작품의 일부 장치일 뿐 역사적 프레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퓨전 사극의 장점은 상상력이다. 허용되는 표현 범위 내에서 창작자가 마음껏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어야 한다.

작품과 주연 배우 김혜수가 2주 만에 드라마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른 이 시점에서 '슈룹'이 사료와 상상력의 적절한 배합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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