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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극히 드문 충북, 규모 4.1에 '흔들'..."지진 안전지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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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극히 드문 충북, 규모 4.1에 '흔들'..."지진 안전지대 없다"

입력
2022.10.30 17:55
수정
2022.10.30 18: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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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서 4.1 지진, 1978년 관측 이래 처음
"더 큰 지진 가능성 낮아도 예단은 어려워"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의 한 주민이 금이 간 주택 담벼락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괴산=연합뉴스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지난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의 한 주민이 금이 간 주택 담벼락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괴산=연합뉴스

지진이 드물었던 충북에서 리히터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아직 지진이 발생한 단층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국내 어디서든 이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진 안전지대는 없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가장 큰 지진...여진만 16번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27분 49초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에서 규모 4.1(발생 깊이 12㎞)의 지진이 발생한 뒤 이날 오전 4시 2분 27초까지 총 16번(최대 규모 2.9)의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북북동-남남서 또는 동남동-서북서 방향의 '주향이동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면을 중심으로 땅이 수평하게 엇갈리면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괴산 지진은 올해 발생한 63번의 지진(규모 2.0 이상) 중 가장 큰 규모이자 역대 38번째(육지 기준 13번째) 규모로 기록됐다. 올해 들어 규모 3.0 미만은 57회, 3.0~4.0 미만은 5회 발생했는데 4.0 이상은 이번이 유일하다. 흔들림을 수치로 표현한 계기진도는 충북에서 최대 5까지 측정됐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수준이다.

29일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별표는 지진 발생 위치. 기상청 제공

29일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별표는 지진 발생 위치. 기상청 제공


'지진 안전지대' 어디에도 없다... 예고없이 '쩌저적'

충북에서 규모 4.1의 지진은 197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충남의 경우 홍성군에서 1978년과 1979년에 각각 규모 5.0, 4.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 지역은 견고한 암반 지대라 오랜기간 응력이 응축돼야 부서질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작은 규모 지진 없이 에너지가 한 번에 분출되면서 큰 규모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진 자체만 놓고 보면 뚜렷한 특이점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4.0 정도의 지진은 국내 어디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이 된 주향이동단층 운동은 내륙지역 지진에서 많이 관찰되는 현상"이라며 "진원의 깊이도 보통 8㎞지만, 규모가 클수록 깊은 곳에서 일어나게 돼 (12㎞ 정도면) 특별히 깊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 29일 오전 군청 회의실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 영상회의를 통해 지진 피해 및 대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송인헌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 29일 오전 군청 회의실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 영상회의를 통해 지진 피해 및 대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괴산군 제공

즉,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지역에도 예고 없이 큰 지진이 닥칠 수 있다는 뜻이다. 홍 교수는 "역사서를 보면 명종 때 암반이 단단한 수도권 지역에서 지진이 크게 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그때 이후로 지진 응력이 지금까지 누적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쌓인 응력이 임계치를 향해 가고 있을 수도 있어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이 이대로 멈출지, 아니면 다른 단층에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발생 지역에 알려진 단층이 없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지하에 응력이 쌓여 있는 단층이 대규모로 남아있다면 이것이 부서지면서 지진이 더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전날 규모 4.1이 본진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누구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2~4주 자세히 들여다보고, 단층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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