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전 시장 관사 매각 추진 중단
8월 미분양 8,301가구...연말 1만 우려
대구 새 아파트 10채 중 3채 빈집
대구 5개 지자체 '미분양 관리지역' 포함
대구시, 미분양 관리지역 확대... 긴축 투자 요망
대구지역 부동산경기가 빙하기에 돌입하면서 대구시가 2차 공개입찰에서도 유찰된 권영진 전 대구시장의 관사를 당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1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는 대구는 새 아파트 10채 중 3채가 비어있고, 가계대출도 급증한데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를 포함한 기초단체 절반 이상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공매·경매사이트인 '온비드'에서 권 전 시장이 살던 대구 수성구 수성롯데캐슬 더퍼스트 전용면적 99㎡의 관사에 대한 공개입찰이 진행됐으나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26일 첫 공개입찰에도 유찰됐다.
시는 2017년 이 아파트를 6억3,000여 만원에 구매한 후 이번 1, 2차 공개입찰에서 9억6,600만 원에 매각을 추진했다. 노인숙 대구시 재산관리팀장은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전 시장관사가 두 차례나 유찰됐다"며 "당분간 매각 추진을 중단하고 부동산시장을 관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미분양 물량이 8,301가구였던 대구는 올 연말까지 9개 단지에서 9,111가구의 신규 아파트 분양이 예고됐으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당수가 보류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연말이면 대구 미분양이 1만 가구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분양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인상 여파로 살던 집을 팔지 못하고, 세입자도 구하지 못하면서 대구의 새 아파트 10채 중 3채는 빈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아파트 입주율은 71.4%로 8월 72.3% 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미입주 이유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이 36.4%로 가장 많고 세입자 미확보(34.1%), 잔금대출 미확보(25%) 순이다.
대구의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도 역대 최저다. 10월 입주전망지수는 37로 9월의 41.6, 8월 51.7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연구원 측은 "입주율이 떨어지면 주택수요자의 주거 이동이 어려워져 주택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의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최근 국민의힘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가계부채는 2020년 74조6,000억 원에서 지난 6월 81조8,000원으로 7조 2,000억 원(9.7%) 증가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9만여 가구가 공급된 대구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21년 9.6%로 전국에서 세종(17%) 다음으로 높다.
여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고시한 '미분양 관리지역'에는 대구지역 8개 기초단체 중 수성구와 중·동·남·달서구 등 5개가 포함됐다. 이는 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4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하는 지역이 선정되며, 사업예정자는 분양보증을 위해 예비 및 사전심사를 거치게 된다.
대구시는 미분양 관리지역을 확대하고, 지역 건설업체에는 당분간 긴축 투자를 요청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병환 대구시 건축주택과장은 "금리 상승세가 변곡점을 찍어야 부동산시장이 풀리겠지만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해 관리지역도 확대하고, 지역 건설업체 간담회도 열 계획"이라며 "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빨리 시행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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