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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새 바람 일으키는 여성 프로듀서들..."참신한 소재로 외연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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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새 바람 일으키는 여성 프로듀서들..."참신한 소재로 외연 확장"

입력
2022.10.24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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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다웃파이어'·'라흐 헤스트'·'스웨그에이지'
대중성·신진 배우와 창작진 앞세운
여성 프로듀서 제작 뮤지컬, 시장서 주목

뮤지컬 '라흐 헤스트'는 시인 이상, 화백 김환기의 아내로 알려진 예술가 김향안을 조명하는 창작 뮤지컬이다. 홍컴퍼니 제공

뮤지컬 '라흐 헤스트'는 시인 이상, 화백 김환기의 아내로 알려진 예술가 김향안을 조명하는 창작 뮤지컬이다. 홍컴퍼니 제공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올 들어 유럽프로듀서클럽(EPC)과 손잡고 여성 프로듀서 지원에 나섰다. 콘텐츠 생산자의 성별 불균형 해소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높이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 프로듀서들의 유입과 함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한국 뮤지컬계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을 기점으로 한 한국 뮤지컬 산업화의 20년 역사는 남성 프로듀서가 주도해 왔다. 이 시기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제작에 나선 여성 프로듀서들은 소재와 판로를 다양화하며 뮤지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관객을 찾아서"… 김미혜·박민선

지난 8월 개막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2020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최초의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다. 샘컴퍼니 제공

지난 8월 개막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2020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최초의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다. 샘컴퍼니 제공

지난 8월 개막한 라이선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국내 초연 공연으로는 드물게 흥행몰이 중이다. 원작의 대본과 음악을 토대로 무대 연출은 현지화하는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선보이면서 뮤지컬계 핵심 관객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객 등 남녀노소를 매료시키고 있다. 큰 인기 뒤에는 의기투합한 두 명의 여성 프로듀서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와 박민선 스튜디오선데이 대표가 있다. 두 사람은 이 작품의 신규 관객 유입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CJ ENM 공연사업본부장 출신인 박 대표는 10년 넘는 공연 콘텐츠 기획·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논레플리카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앞장섰다. 코미디 뮤지컬 특성상 적절한 한국화가 필수라는 판단으로 레플리카 계약을 고집하는 원작 프로듀서 설득에 1년간 매달렸다. 박 대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젊고 역동적이지만 미국 브로드웨이·영국 웨스트엔드의 견고한 시장을 보면서 반드시 관객층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더 많은 관객의 뮤지컬 첫 관극 경험을 이끌어 뮤지컬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공동 제작한 박민선(왼쪽) 스튜디오선데이 대표와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공동 제작한 박민선(왼쪽) 스튜디오선데이 대표와 김미혜 샘컴퍼니 대표.


"재능 있는 신인에게 기회를"… 송혜선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내년 6월 재공연을 앞두고 내달 오디션을 진행한다. PL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내년 6월 재공연을 앞두고 내달 오디션을 진행한다. PL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내년 6월 공연 계획과 오디션 일정을 공개했다.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재능 있는 배우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뮤지컬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영화계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배우 조승우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것을 계기로 뮤지컬계와 인연을 맺었다.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으로 호평을 받았고 최근에는 고독사를 다룬 ‘어차피 혼자’를 무대에 올렸다. 이번이 네 번째 시즌인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공연마다 주요 배역을 과감히 신인에게 맡겨 화제가 됐다. 송 대표는 "한국 영화를 지키기 위한 '스크린쿼터'가 있던 시절이 무색하게 한국 영화가 세계화한 것처럼 K뮤지컬도 재능 있는 배우들이 많아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과 '어차피 혼자'를 제작한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PL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과 '어차피 혼자'를 제작한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 PL엔터테인먼트 제공


"완성도 높은 소극장 뮤지컬을 해외로"… 홍승희

2019년 초연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2020년부터 2년간 중국에서도 라이선스 방식으로 공연됐다. 홍컴퍼니 제공

2019년 초연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2020년부터 2년간 중국에서도 라이선스 방식으로 공연됐다. 홍컴퍼니 제공

2018년 신중현의 음악으로 만든 '미인'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고 뮤지컬 제작에 뛰어든 홍승희 홍컴퍼니 대표는 설앤컴퍼니와 인터파크 등에서 기획·홍보 등 다양한 공연 제작 실무를 담당했다. 프로듀서로서 홍 대표의 목표는 완성도 높은 소극장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에 내보내는 것이다. 2019년부터 2년간 CJ문화재단의 창작 지원 사업 '스테이지업' 운영을 대행하면서 신진 창작자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역할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홍 대표는 '미인' 이후 '미아 파밀리아', '더모먼트', '아티스' 등을 무대에 올렸다. 이 중 '미아 파밀리아'는 중국에서 2년간 공연됐고, '더모먼트'도 지난 7월 중국 공연제작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지난 9월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라흐 헤스트'에 이어 '푸른 잿빛 밤'이 다음 달 초연된다.

그 밖에 9월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테레즈 라캥'을 제작한 한소영 한다프로덕션 대표, '번지점프를 하다'를 제작한 신정화 신스웨이브 대표 등도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프로듀서들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뮤지컬 부흥기에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이들 여성 프로듀서들은 성별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소재를 다루는 등 K뮤지컬의 외연 확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미인'·'미아 파밀리아'·'라흐 헤스트' 등을 제작한 홍승희 홍컴퍼니 대표. 홍컴퍼니 제공

뮤지컬 '미인'·'미아 파밀리아'·'라흐 헤스트' 등을 제작한 홍승희 홍컴퍼니 대표. 홍컴퍼니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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