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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민간인 공격하며 "협상에 개방적"…우크라 "속임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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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민간인 공격하며 "협상에 개방적"…우크라 "속임수" 비판

입력
2022.10.22 00:33
수정
2022.10.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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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푸틴, 원래부터 협상에 열려있어" 주장
이날 미-러 국방장관 통화 사실도 먼저 밝혀
우크라는 거절…"침략자는 평화 수호자 못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아스타나=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아스타나=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폭격하면서 "협상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전보다 협상에 열려 있다"고 전하자마자 크렘린궁은 "원래부터 열려 있었다"며 긍정했다. 우크라이나는 피해 보상에 대한 약속 없이 협상을 언급하는 건 '속임수'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보다 협상에 대해 훨씬 더 유연하고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 상호조처 및 신뢰 구축 회의'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크렘린궁도 기다렸다는 듯이 "푸틴 대통령은 (협상에 대해) 처음부터 열려 있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하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문서가 거의 합의됐을 때 협상에 열려있었고 지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날 자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했다는 사실도 이례적으로 먼저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했다"며 "우크라이나 상황을 포함해 국제 안보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양국 국방장관이 통화를 한 건 지난 5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미 국방부가 먼저 통화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고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러, 전쟁 승리로 끝내려고 협상 제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1일 키이우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 화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1일 키이우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 화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 같은 발표가 '속임수'라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인 올해 2~3월 러시아와 5번 평화 협상을 하며 휴전에 가까워지는 듯했지만, 4월 초 러시아가 점령했던 부차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학살한 사실이 드러나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주(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를 강제 합병하고 민간인 대상 공격을 감행하며 협상 가능성은 더 옅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4일 "푸틴과 협상할 수 없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21일도 러시아군이 동부 하르키우 곳곳을 공격해 민간인 5명이 다쳤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침략자가 평화수호자가 될 수는 없다"며 "러시아에 속지 말라"고 했다. 러시아가 협상을 하고 싶다면서도 "점령지 반환과 납치한 우크라이나 국민 석방, 전쟁 피해 보상, 전범 처벌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전쟁을 승리로 끝내고 싶어서" 협상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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