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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시청률에도 지상파 음악방송이 태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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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시청률에도 지상파 음악방송이 태연한 이유

입력
2022.10.24 18:00
수정
2022.10.24 18: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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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KBS 뮤직뱅크 '원테이크 4K' 영상. KBS 유튜브 캡처

'뉴진스'의 KBS 뮤직뱅크 '원테이크 4K' 영상. KB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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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상파 3사 MBC(쇼! 음악중심), KBS(뮤직뱅크), SBS(인기가요)의 음악 방송 시청률이다. 3사 통틀어 올해 최고 시청률이라고 해봤자 1.2%(뮤직뱅크)다. 대부분의 회차가 1%를 밑도는 시청률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데도 방송사는 태연하다. '아, 옛날이여~' 한탄하지도 않는다. 단지 연령에 따라 음악과 무대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라서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는 KBS '가요무대'의 시청률이 평균 6~8%인 것을 보면 분명해진다. 방송사는 일찌감치 10·20대의 '시청률' 대신 유튜브 '조회수' 잡기로 전략을 바꿨다.

멤버별 '세로 캠', '페이스 캠'...무대 1개를 수십 개 영상으로 쪼개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 세로 캠. KBS 유튜브 캡처

'스트레이 키즈'의 현진 세로 캠. KBS 유튜브 캡처

지상파 3사는 유튜브에서 공식 K팝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K팝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채널 구독자 수만 수백만 명이다. 스브스케이팝 X INKIGAYO는 703만 명, KBS Kpop은 729만 명, MBCkpop은 최근 1,000만 명을 달성했다.

콘텐츠의 주요 소스는 방송 3사의 음악방송이다. 본방송과 함께 본방송을 여러 방식으로 편집한 부가 콘텐츠를 올린다. 특히 요즘 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가수, 그중에서도 '최애' 멤버의 모습만 보고 또 보려는 욕구가 강하다. 방송사도 여기에 맞춤한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이 음악방송 무대에 설 때, 사내 유튜브 제작 스튜디오가 멤버별 4K, 8K의 고화질 직캠을 찍어 올리는 게 대표적이다. KBS는 이를 위해 '버티고'라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했다. 한 번만 촬영해도 멤버별 영상이 자동으로 잘려 편집되는 프로그램이다.

'페이스 캠', '얼빡직캠' 등 각 방송사는 멤버별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영상들을 따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페이스 캠', '얼빡직캠' 등 각 방송사는 멤버별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영상들을 따로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외에도 얼굴만 클로즈업해서 찍는 '페이스 캠', 무대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하게 찍는 '원테이크 캠' 등이 별도로 제공된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뉴진스의 뮤직뱅크 원테이크 영상의 경우 업로드 2개월 만에 1,634만 뷰를 찍었다. 블랙핑크 제니의 인기가요 페이스 캠은 3주 만에 65만 뷰를 기록 중이다.

페이스 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상이 가로가 아닌 세로인 것도 특징이다. KBS 관계자는 "K팝은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보니, 팬들도 본방송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멤버별 춤선까지 다 보기를 원한다"며 "퍼포먼스 직캠에서 세로 캠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수익으로 눈 돌리는 방송사

방송사 입장에서도 유튜브 영상에 과하다 싶을 만큼 공들이는 게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광고 수익 때문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최근 KBS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KBS 수익원별 통계 및 프로그램 제작 현황'에 따르면 KBS 광고 매출은 2012년 6,236억 원에서 지난해 2,706억 원으로 56.6% 감소했다. 반면 유튜브 광고 수입은 2017년 2억 원에서 올해 116억 원으로 기록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이상호 경성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레거시 미디어가 예전에는 유튜브 영상을 프로그램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유튜브만을 위한 콘텐츠도 따로 만들고, 긴 콘텐츠는 짧게 만드는 등 또 다른 채널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상파가 시청률 하락이라는 대세를 받아들이고 생존을 위해 서로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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