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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연주는 위생 관리하듯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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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연주는 위생 관리하듯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일"

입력
2022.10.20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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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4년 만에 내한
11월 6일 서울, 10일 부산서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흐와 함께 매일 아침을 엽니다. 바흐를 연주하는 것은 위생 관리를 하듯 마음을 정갈히 하고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일입니다."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69)에게는 '바흐의 대가',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5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세계적 권위의 리즈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90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한 쉬프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지금도 매일 아침 1시간 또는 그 이상 바흐를 연주한다. 쉬프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바흐의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완벽한 일상"이라고 답했다.

음악에 대한 애정과 쉼 없는 노력으로 칠순을 앞두고도 연주 활동을 왕성히 하고 있는 쉬프가 4년 만에 내한한다. 그는 내달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10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독주회를 연다. 쉬프는 내한을 앞둔 소감에 대해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열광적인 한국 관객은 늘 나에게 감동을 줬다"며 "부산에서 연주한 적은 없어서 새로운 관객을 만날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쉬프는 지난해 내한할 예정이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바흐·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에 이르는 고전 음악을 중심으로 공연장의 음향과 피아노 상황, 관중을 고려해 현장에서 선택한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연주곡목 선택에 대해 쉬프는 "자유와 즉흥의 힘을 믿는다"며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로 관객에게는 새로움을, 나에게는 자유로움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연장 환경까지 섬세하게 신경 쓰는 쉬프는 이번 공연에도 전속 조율사를 대동하고 내한한다. 그는 "이상적으로는 내 전용 피아노와 함께 연주를 다니고 싶지만 비실용적이고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차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쉬프가 음악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 '렉처 콘서트'를 종종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과거에 비해 음악에 대한 경험과 교육이 부족한 요즘 관객에게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은 어느 정도 인내와 정보가 필요한 일"이라며 "공연 중 관객은 프로그램북의 해설을 읽기보다 음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클래식 음악계는 팬덤이 두터운 젊은 연주자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는 나이 드는 게 좋다고 했다. "젊을 때 쉽게 하던 일에 육체적 제한은 생기지만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대부분의 것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죠. 늘 보던 동료조차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제게는 나이가 드는 게 좋은 일입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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