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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술핵 훈련 지휘하며 핵위협 노골화···7차 핵실험 직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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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술핵 훈련 지휘하며 핵위협 노골화···7차 핵실험 직진 예고

입력
2022.10.11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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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운용부대' 언급한 건 처음
7차례 미사일 도발, 김정은이 총지휘
도발 후 침묵하던 北, 한꺼번에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전술핵 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을 총지휘하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전술핵 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을 총지휘하는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올해 최장 기간 잠행에 들어갔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보름간 벌인 7차례 미사일 도발이 '전술핵 운용부대의 훈련'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전술핵무기 실전배치 계획을 밝힌 적은 있지만 ‘전술핵 운용부대’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핵무기 선제타격을 법제화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대남 핵위협을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는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예고로 보고, 안보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전술핵 운용부대 등의 군사훈련을 총지휘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 기간 북한은 7차례에 걸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을 다양한 시간, 여러 장소에서 쏘아 올렸다. 특히 이날은 저수지에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수중 발사한 사실도 공개했다. 전술핵 탑재 미사일의 다양한 발사 방식을 훈련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그간 7차례 도발이 미군의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를 필두로 동해에서 진행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과 한미일 대잠훈련에 있다는 걸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적들의 움직임을 빠짐없이 예리하게 주시해 상응한 모든 군사적 대응조치를 강력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최강의 핵 대응 태세를 유지하며 더욱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7차례 ‘미사일 도발’ 총지휘…핵 전쟁 위협 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 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총지휘한 가운데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 운용부대ㆍ장거리포병부대ㆍ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총지휘한 가운데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이번 실전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 운용부대들에도 전쟁 억제와 전쟁주도권 쟁취의 막중한 군사적 임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되었다"고 전술핵 실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의 정세격화 행동은 우리의 더 큰 반응을 유발시킬 것”이라며 핵 공격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도시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전략핵과 달리 국지전에 활용되는 전술핵은 위력은 낮지만 대신 핵사용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북한이 어느 수준의 전술핵 능력을 보유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달 말로 예상되는 7차 핵실험의 목적도 전술핵 무기 개발과 성능 검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언한 핵 전투 태세 강화와 실전배치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훈련 내용들은 한반도에서의 핵전쟁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당 창건 77주년, 주민 결속 의도도

김 위원장이 한미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는 물론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정부의 기류도 엄중한 대응 쪽으로 바뀌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최근 안보상황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말이 아닌 현실의 문제"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제대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노동당 창건 77주년(10.10) 경축 만수대예술단, 국립교향악단 합동공연이 9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리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노동당 창건 77주년(10.10) 경축 만수대예술단, 국립교향악단 합동공연이 9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리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편 노동당 창건 77주년이기도 한 이날 북한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2~8면을 김 위원장의 훈련 참관 사진으로 도배했다. 앞서 7차례 발사한 미사일의 제원과 성능도 세세하게 소개했다. 지난 5개월간 미사일 발사 후에도 침묵을 지키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극심한 식량난을 감안해 관련 보도를 자제해왔지만, 최대 정치행사를 계기로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해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당 창건일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만큼 대규모 열병식과 같은 화려한 기념 행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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