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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울산 중구청장 "재개발·그린벨트 해제로 정주여건 개선"

입력
2022.10.05 14:20
수정
2022.10.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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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과제는 '원도심 상권 쇠퇴·인구 유출'
중구 면적 47% 그린벨트… 도시 발전 저해
신세계 혁신부지에 초고층 랜드마크 건립
체류형 관광시설 확대로 종갓집 중구 재건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지난 3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점 사업 등 구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중구 제공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지난 3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점 사업 등 구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중구 제공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울산의 행정, 경제, 문화의 중심은 중구였다. 덕분에 ‘종갓집’이란 별칭도 얻었다. 그러나 기차역과 시외버스·고속버스 터미널이 남구 삼산동으로 이전하고, 백화점도 잇따라 삼산동에 터를 잡으면서 중구는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25만 명에 육박하던 인구는 지난 8월 말 기준 2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영길(60) 중구청장은 지난 달 3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드타운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획기적인 정주여건 개선 뿐”이라며 “주택재개발 신속 추진과 그린벨트 해제로 누구나 살고 싶은 종갓집 중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 주요 성과는.

“역대급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로 보여준 재난대응력이다. 태화종합시장의 경우 2016년 태풍 ‘차바’로 300여개 점포와 노점이 대부분 물에 잠겼고, 사망자도 3명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8월 태풍 ‘오마이스’ 때도 침수 피해가 컸지만 올해는 달랐다. 대용량 방사포와 소방인력을 배치하고, 대형 펌프 양수기 등을 상습침수구역에 전진 배치하는 등 철저히 준비한 덕분이다. 빗물을 태화강으로 바로 흘려보내는 고지배수터널 공사도 양방향으로 뚫어 내년 우수기에는 구민들이 걱정 없도록 하겠다."

-지역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구유출 문제를 꼽았다.

“인구 유출은 지지부진한 재개발 사업의 영향이 크다. 교동 일대에 추진 중인 B-04구역 재개발은 4,000가구 규모로, 국내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만큼 큰 사업이다. 그러나 201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설계사무소와의 소송, 조합임원 해임 등을 겪으면서 10년 넘게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내년 2,6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 복산동 B-05구역 재개발도 시공사 교체 등으로 사업이 지연된바 있다. 빈집이 장기간 방치되면 주변 슬럼화로 이어지고, 인구는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갈 수 밖에 없다. 취임 후 조직개편을 통해 주택재개발 신속 지원에 나선 것이나 그린벨트 해제로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그린벨트는 시가지의 연담화(중심도시의 팽창과 시가화의 확산으로 인하여 주변 중소도시의 시가지와 서로 달라붙어 거대도시가 형성되는 현상)를 막기 위해 보통 도시 외곽에 지정한다. 그러나 울산은 도농통합 등을 거치면서 그린벨트가 도시 중간을 관통하는 기형적인 형태가 됐다. 특히 중구는 전체 면적의 47%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도심 기능 확충에 필요한 가용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원도심의 기능을 회복하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정혁신도시 및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한 주거·산업·문화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다. 안으로는 개발가용지를 분석하고, 밖으로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확대, 환경평가기준 완화 등을 건의해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울산시 중구 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83층 규모의 신세계 주상복합시설 조감도. 울산시 중구 제공

울산시 중구 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83층 규모의 신세계 주상복합시설 조감도. 울산시 중구 제공

-혁신도시 내 신세계 복합 쇼핑몰 건립에 대한 관심도 큰데.

“지하6층 지상 83층 2개동에 상업시설은 지하 2~지상 3층 5개 층, 영업면적 43,020㎡(13,013평)로, 2023년 착공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해당 부지에 가설방음벽 설치를 시작했고, 9월 초 지구단위계획 변경신청을 접수해 허가가 진행 중이다. 최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신세계측의 사업추진 의지도 확인했다.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행정에서도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

-당초 계획에 비해 전체 건물 층수는 늘었지만 상업시설 층수는 큰 변화가 없다.

“신세계 측이 2021년 6월 밝힌 개발계획의 건물 외관 구조는 4개 동이었으나, 최종 2개 동으로 바뀌면서 49층에서 83층으로 높아졌다. 건물 수를 줄이는 대신 층수를 높인 것 뿐 전체 연면적이나 용적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 솔직히 유통시장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마당에 공공기관도 아닌 기업을 상대로 무조건 상업시설 확대를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개인적으론 초고층 설계로 시설물의 위상이 더 높아진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태화강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지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83층 전망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울산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은 “주택재개발 신속 추진과 그린벨트 해제로 누구나 살고 싶은 종갓집 중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중구 제공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은 “주택재개발 신속 추진과 그린벨트 해제로 누구나 살고 싶은 종갓집 중구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중구 제공

-관광자원은 느는 데 반해 체류형 관광 시설은 부족한 것 아닌가.

“울산시립미술관 주변 원도심 골목길을 잇는 감성 도보 여행이나 울산큰애기 상징물을 활용한 관광 상품 등이 개발 중에 있다. 잠깐 들렀다 가는 경유형 관광지가 아닌 보고,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 조성을 위해 태화강국가정원 먹거리단지를 연계한 게스트하우스도 건립할 예정이다. 다만 현행법상 도시지역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내국인 대상 숙식제공이 불가해 관광진흥법 개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도시재생사업 공모다. 도시재생사업지구에 선정되면 법령 개정 없이도 마을기업 등록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다.”

-전통시장도 함께 성장해야 중구가 고루 경쟁력을 갖출지 않겠나.

“중구에는 울산에서 가장 많은 23개 전통시장 및 상점가가 있다. 상인들이 집중 분포하고 있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활어회센터 유치, 청년특성 야시장 조성, 골목경제 회복지원 사업 등을 추진해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태화 제2공영주차장에는 주차타워를 건립해 5일장으로 전국의 상인들이 모여드는 태화종합시장의 주차난을 해결하겠다. 농수산물시장 이전에 대비해 도매시장인 학성새벽시장의 주차환경 개선도 고려하고 있다. 조만간 용역을 통해 시장별·권역별 중장기전략계획을 수립하겠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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