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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땅 1인치도 못 내줘"… 러시아에 대규모 제재 쏟아낸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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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땅 1인치도 못 내줘"… 러시아에 대규모 제재 쏟아낸 미국

입력
2022.10.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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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앙은행 총재·의원 278명, 중국 등 제3국 업체도
바이든 “책임 물을 것… 푸틴 내 말 제대로 이해하라”
핵 무기 사용시 ‘결정적 대응’ 경고, 무기 추가 지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선언하고 있다. 모스크바=UPI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선언하고 있다. 모스크바=UPI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병합 선언을 강력 비판하고 러시아 당국자와 의회 인사·단체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단행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무기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는 한편, 러시아에는 핵무기 사용시 치러야 할 후과(後果)를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바이든 “군사력 강화 통해 우크라 지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푸틴 대통령의 전 고문인 엘비라 나비울리나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 109명과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 등 278명의 의원도 제재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헤르손주 △자포리자주를 병합하는 조약에 공식 서명한 데 따른 대응이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부인과 자녀들, 러시아 군산복합체 소속 14명도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또 러시아 방산업체 라디오아브토마티카에 방산 조달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시노전자, 아르메니아 타코 등 2개의 제3국 업체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러시아 외부자들도 러시아에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하면 제재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고문한 혐의가 있는 군인 등 수백 명의 러시아 및 벨라루스군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를 제한했다. 상무부 역시 전쟁을 부추기는 핵심 기술 및 기타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57개 기업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강제 병합을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강제 병합을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하는 러시아의 ‘사기’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엔 헌장을 짓밟으면서 평화로운 국가를 멸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조치는 합법성이 없다”며 “미국은 군사력 강화와 외교를 통해 자국의 영토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허리케인 관련 정부 대응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도 “다시 말하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은 단 일 인치(single inch)의 나토 영토도 지킬 준비가 됐다. 미스터 푸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와 관련, “러시아가 (서방의 테러라는) 가짜 뉴스와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의도적인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였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잠수부를 보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핵 사용 가능성에 ”매우 심각”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방침도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11억 달러(약 1조 5,700억 원) 규모 무기 지원을 한 것을 거론한 뒤 “다음 주 즉각적인 안보 지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회 임시지출 예산안에 포함된 120억 달러(약 17조2,560억 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거론하면서 “이는 말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수호하고 탈환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단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 병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는 사진을 들고 있다. 맨해튼=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 병합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는 사진을 들고 있다. 맨해튼=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하면서 강력 경고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과 회담 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러시아의 핵사용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아직 이 같은 행동을 관찰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핵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푸틴이 핵무기를 쓰면 미국이 참전하느냐’는 질문에 “말한 대로 러시아와 핵무기 사용에 따른 다양한 후과에 대해 직접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가 현재 어떤 국면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강력히 지지하며,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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