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 주제에 개념이 없다" 폭언도
피해자 "보복과 따돌림 무서워 거역 못했다"
군 복무 시절 후임병들에게 함께 샤워할 것을 강요하고 폭언 등 각종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헌행)는 군인 등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공군으로 복무하던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후임병들에게 운동과 식사, 샤워를 함께 할 것을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후임에게 협박과 폭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3월 샤워장에서 후임인 상병 B(21)씨와 C(20)씨에게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잡고 흔들게 하고, 2월부터 4월 사이 후임 3명의 엉덩이에 물을 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몸이 아픈 후임병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말 후임병이 "손이 아파서 병원에 가겠다"고 하자 "일병 주제에 선임 생활관에 와서 따로 이야기를 하는거냐. 개념이 없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단순한 물장난이었고, 위계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그 때 정말 수치스러웠지만 (고참의) 보복과 따돌림이 무서워 거역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피고인의 죄질이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큰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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