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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외교 큰장' 이번엔 런던에 선다…각국 지도자급 인사 대거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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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외교 큰장' 이번엔 런던에 선다…각국 지도자급 인사 대거 참석

입력
2022.09.11 18:00
수정
2022.09.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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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각국 지도자 참석 예상
美 대통령 국장엔 생존 전·현직 대통령 모두 참석
아베 전 총리 27일 예정…비용 문제로 반대 커
필립공 장례식은 코로나19로 30명만 참석

9일 영국 연방 회원국인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물 외관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진이 띄워져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오페라하우스 개관식 당시 커팅식에 참석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9일 영국 연방 회원국인 호주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물 외관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진이 띄워져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오페라하우스 개관식 당시 커팅식에 참석했다. 시드니=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국장(國葬)으로 치러지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지도자·지도자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방문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최근 이뤄진 국가 지도자의 장례식 중 해외 조문객이 최대 규모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에는 어떤 지도자의 장례식에 국내외 추모 행렬이 이어졌는지 관심이 쏠린다.



냉전 종식 '아버지 부시'·레이건 장례…수천명 조문 인파

2018년 12월 5일 국장으로 치러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들의 모습. 맨 앞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등의 모습이 보인다. 워싱턴=EPA

2018년 12월 5일 국장으로 치러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과 영부인들의 모습. 맨 앞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등의 모습이 보인다. 워싱턴=EPA


최근 치러진 세계 지도자의 대규모 국장으로는 2018년 열린 제41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의 장례식이 있다. '아버지 부시'로도 불리는 조지 H.W. 부시는 1989~1993년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94세에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2018년 12월 5일 워싱턴DC의 국립성당에서 열렸다. 장례식에는 아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당시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등 살아있는 모든 미국의 전 대통령과 영부인이 참석했다.

해외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도 부시의 장례식을 찾았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왕과 라니아 여왕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 등 20명이 넘는 전·현직 지도자가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강경화 당시 외교부장관이 단장을 맡은 조문단을 파견했다.

특히 1989년 몰타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역사적 미·소 정상회담을 열어 '냉전 종식'을 선언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추모가 주목받았다. 고르바초프는 "큰 변화의 시기에 함께 일했고 협력한 결과 냉전과 핵 경쟁이 끝났다"라며 "그는 진정한 동반자였다"고 회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조전을 보내 "고인은 세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가운데 미국을 이끌면서 정치적 지혜와 혜안을 보였다"며 "몹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2004년 6월 10일 국장으로 치러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모습. 당시 대통령이던 조지 W.부시(오른쪽)이 관을 바라보며 추모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2004년 6월 10일 국장으로 치러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모습. 당시 대통령이던 조지 W.부시(오른쪽)이 관을 바라보며 추모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앞서 2004년 로널드 레이건 제40대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도 국장으로 치러졌다. 향년 93세로 별세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2004년 6월 11일 워싱턴DC의 국립성당에서 거행됐다.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조지 W. 부시 등 생존해있는 모든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조문객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45개 나라에서 온 전·현직 국가 지도자를 포함해 총 4,000여 명에 달했다. 장례식에는 기독교는 물론 로마 가톨릭교회와 그리스 정교회, 이슬람 지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코로나19로 장례 축소·비용 문제로 반대도

지난 7월 12일 일본 도쿄의 자민당 본부 건물 앞에 설치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조화를 올려놓은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7월 12일 일본 도쿄의 자민당 본부 건물 앞에 설치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조화를 올려놓은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이달 27일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예정돼 있다. 아베 전 총리는 7월 8일 참의원 선거 후보 지원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숨졌다. 가족장은 같은 달 12일 치러졌지만, 국장은 아직 열지 않은 상태였다.

장례식에는 195개 나라와 대만 등 4개 지역, 80여 개 국제기구에서 파견한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현직 지도자들도 여럿 참여 소식을 알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표로 한 조문 사절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백 억 원에 달하는 장례식 비용과, 정부의 일방적인 '국장' 결정으로 시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국장에는 장례식장 대관료와 경비비 등으로 총 16억6,000만 엔(약 162억 원)이 들어간다. 일본 시민 4,000여 명은 지난달 "경기가 어려운데 정부는 장례식에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는다"며 국회 건물 앞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21년 4월 17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런던 교외 윈저성 내 성조지 예배당에서 열린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장례식에서 홀로 앉아 있다. 코로나19 봉쇄 규정 때문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른 가족들과 홀로 떨어져 앉아야 했다. 윈저=AP 연합뉴스

2021년 4월 17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런던 교외 윈저성 내 성조지 예배당에서 열린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장례식에서 홀로 앉아 있다. 코로나19 봉쇄 규정 때문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다른 가족들과 홀로 떨어져 앉아야 했다. 윈저=AP 연합뉴스


한편 엘리자베스 여왕과 73년 동안 해로한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장례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지난해 4월 9일 9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필립공의 장례식에는 가까운 가족 30여 명만 참석했다. 별다른 대중 행사도 없었다. 국장은 기본적으로 국왕에게만 적용된다는 관례에 따라 장례식은 왕실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식에서는 여왕이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앉은 모습이 포착돼 많은 사람에게 안타까움을 줬다. 당시 영국에선 동거 가족이 아니면 2m 이상 거리를 둬야 했기 때문에 여왕은 네 자녀인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 앤드루·에드워드 왕자 일가와 떨어져 있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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