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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으로 탈모ㆍ흰머리 고민 끝?

입력
2022.09.04 18: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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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숙 교수의 헬시 에이징] 차의학과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엑소좀이 모발 성장 촉진과 흰머리 생성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엑소좀이 모발 성장 촉진과 흰머리 생성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젊은 피 수혈로 회춘(回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그 효과가 젊은 혈액세포에서 나오는 특정 RNA 및 단백질 덕분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이를 바탕으로 스페인 발렌시아대 연구팀은 특정 RNA 및 단백질을 함유한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Exosome)’을 늙은 쥐에게 투여한 결과, 14일이 지난 뒤 머리카락 성장이 촉진되고 협응력ㆍ지구력이 향상되는 등 청춘을 되찾는 징후가 나타났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엑소좀은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연구 분야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30~100nm(나노미터ㆍ10억 분의 1m) 크기의 ‘세포 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ㆍEV)’다. 세포 간 정보 전달 역할과 함께 항상성ㆍ분화ㆍ기관 형성 등에 관여하는데, 보관ㆍ유통이 쉽고 줄기세포처럼 재생 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엑소좀은 피부염ㆍ상처 치료ㆍ안면 홍조ㆍ두피 재생ㆍ탈모ㆍ만성콩팥병ㆍ코로나19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이고, 재생 에스테틱 산업에서 중요한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엑소좀이 노화된 머리카락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린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탈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젊은 줄기세포에서 추출한 엑소좀은 산화 스트레스ㆍ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어 머리카락 재생을 돕는다. 또한 흰머리 발생 원인인 모낭(머리카락을 만드는 피부 기관) 특히 모근ㆍ구근의 검은 색소(멜라닌) 형성을 도와 검은 머리가 파뿌리처럼 되지 않도록 만든다.

나이가 들면서 모낭에 공급되는 영양과 단백질이 감소해 머리카락 가닥이 가늘어지고 모낭에서 점점 머리카락 생성이 줄어든다. 엑소좀은 줄어드는 모낭 기능을 향상시켜 탈모를 예방하고 흰머리가 나지 않도록 도와 젊음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이는 엑소좀에 엄청나게 많이 함유돼 있는 마이크로RNA(miRNA) 덕분이다. miRNA는 22개의 짧은 염기 서열로 구성돼 있는데 유전자(mRNA)에 붙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엑소좀은 특히 탈모 감소ㆍ색소 침착 개선 효과를 내는 성장 인자가 성체 줄기세포보다 3배가량 많다.

국내에서도 엑소좀을 이용한 탈모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팀은 엑소좀에 포함된 miRNA를 이용해 탈모 원인 유전자(mRNA)를 조절해 탈모를 개선하고, 멜라닌 형성을 촉진해 흰머리를 막는 탈모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직 임상 시험 중이지만 ‘줄기세포 치료’ ‘혈소판 풍부 혈장(PRP) 두피 주사’ 같은 치료법보다 효과가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벌써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르고 23만3,194명(2020년 기준)이 이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는다. 게다가 20~30대 젊은 탈모인이 40%를 넘고 있다. 젊은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이 머리 감기를 꺼리는 탈모인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라’는 주례사가 없어질 날이 곧 올지 모른다.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문지숙 차의과학대 바이오공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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